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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금융IT통합③] 의외로 민감한 현안… IT자회사 문제 어떻게?

◆<글싣는 순서>

1. 합병, 고단한 IT통합의 역사
2. 듀얼시스템과 투뱅크, 효율성의 딜레마
3. IT통합, 의외로 민감한 현안과 IT자회사 문제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가 무더운 날씨만큼 국내 금융시장을 달구고 있다. 최근 그룹 자회사들을 세부분으로 쪼개파는 방안이 제시되고, 이에 기존 KB금융 이외의 인수 후보군이 늘어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 논의에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IMF사태로 인해 1998년부터 시작된 금융 구조조정의 완결이란 점에서 역사적 의미 뿐만 아니라 IT측면에서 볼때도 그동안 금융권에서 수없이 진행됐던 IT통합 사례의 종합완결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지금까지는 '국민은행+우리은행' 시나리오가 비교적 유력했지만 이제는 경우의 수를 좀 더 늘려서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우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민감한 현안들도 적지않다.

 

일종의 나비효과다. 예를 들면,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안았을 경우 이것이 국민은행의 스마트 사이징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당연히 관련 IT업체들에게도 예상치 못한 불똥이 튈 수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 국민은행 ‘스마트 사이징’계획에도 영향?= 국민은행은 기존 주전산시스템 플랫폼인 IBM 메인프레임을 리호스팅 방식을 통해 유닉스 등 다른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교체하기위한‘스마트 사이징’계획을 지난 6개월간 검토해왔다.

 

국민은행은 지금까지 진행된 2차례의 기술검토(POC)끝에 리호스팅 체제로 전환해도 90%이상 업무에 지장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만 이는 오는 2015년 6월 만기가 되는 IBM과의 OIO계약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한 국민은행측 비상 플랜의 하나일 뿐이다. 


국민은행측은 ‘2015년 6월로 예정된 OIO계약 만료 시점을 2년 앞당겨 올해 7월부터 새롭게 7년 계약을 맺자’는 입장을 IBM측에 전달했지만 아직 IBM측의 반응은 없다.

 

하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KB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합병 시나리오가 구체화되면, 스마트 사이징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IT통합이 가장 우선해야 할 IT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하나-외환은행의 경우처럼 각각 몇년씩 별개의 은행으로 존재하는 투 뱅크(Two Bank)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되더라도 스마트 사이징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1~2년간 리스호스팅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해도 2년~3년후에는 IT통합을 염두에 둬야 하기때문에 시스템의 유효기간이 너무 짧아져 실익이 없다.


더구나 우리은행도 IBM 메인프레임을 주전산시스템으로 채택하고 있다. 만약 리호스팅을 하게된다면 우리은행까지 포함한 POC를 다시 해야한다. 한편 우리은행은 최근 IBM과 계약기간 5년을 조건으로 OIO계약을 체결했다.   

 

◆IT자회사 교통정리, 가장 골치아픈 문제 = 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회사의 IT통합은 필연적으로 IT지원조직의 구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의 IT아웃소싱을 전담하고 있는 우리FIS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우리금융그룹의 분산 매각을 결정한만큼 우리FIS의 그룹 계열사 지원조직도 그에따라 분산되거나 아니면 기존 계약관계가 종료될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현재로선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

 

기존 기존 우리FIS내 SM(시스템운영)인력이 매각에 따라 IT인력도 매각에 따라 소속이 변경되거나 인수자 측으로 100% 흡수되는 경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우리금융 계열사들이 물리적 합병이 아닌 '투 뱅크'체제로 가더라도 여전히 IT조직은 통합을 전제로하기때문에 IT인력의 고용불안 문제가 갈등요소로 불거질 수 있다. 

 

한편으론 지난 2008년 이후 국내 금융시장이 금융지주회사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 IT조직 방법론에서 가장 중시돼왔던 기존 세어드서비스센터(Shared Service Center, 이하 'ISC')방식의 해체가 또 다른 관심사이기도 하다.

 

우리금융은 2000년대부터 약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우리FIS를 통해 가장 완성도 높은 ISC 모델을 국내 금융권에 제시해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KB금융그룹도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끝난 지난 2010년말 ISC를 시도한 바 있다. 450명에 달하는 국민은행 IT인력을 IT자회사인 KB데이타시스템으로 소속전환시킨뒤,KB데이타시스템이 우리FIS처럼 ISC의 역할을 맡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KB금융은 내부 컨설팅끝에 ISC모델이 비용절감 측면에서 실익이 없다고 판단, 이를 백지화시켰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만약 우리금융 민영화에 따라 '국민+우리은행'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금융을 지탱해왔던 ISC모델은 사라져버릴 수 있다. 


농협의 경우, 조직의 특성상 오래전부터 조직내의 IT분사및 IT자회사 체제로 움직여왔기때문에 만약 우리은행을 인수하게될 경우 ISC모델로 전환할 가능성 역시 적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금융 IT전문가들은 ISC방식이 대형 금융그룹에 적합한 IT지원 모델이라는 데 큰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기존 은행및 2금융 계열사의 IT직원들이 IT자회사로 이동하는데 따른 심리적 저항이 만만치 않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보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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