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산성 맞추기 위해 저가형 일부 모델을 중국서 OEM 형태로 수입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쿠쿠전자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중국에서 전기밥솥을 들여온다. 현지 업체는 ‘중산애니터전자(Zhongshan Enaiter Electric Appliance)’로 중국 광동성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기밥솥, 핫플레이트 등 주방 관련 생활가전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전기밥솥 시장 규모는 큰 변화가 없다. 수량은 연간 300만대에 금액으로는 지난 2010년 6000억원, 2011년 5920억원, 2012년 624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스마트 기능을 적용한 프리미엄 모델과 중국 관광객이 전기밥솥을 구입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전기밥솥 하나만 가지고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기밥솥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이 종합생활가전업체를 표방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쿠쿠전자의 경우 정수기를 비롯해 제습기, 공기청정기, 선풍기, 청소기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밥솥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쿠쿠전자가 중국 현지 생활가전 업체인 중산애니터전자로부터 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는다. 이는 날로 치열해지는 원가경쟁과 종합생활가전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쿠쿠전자의 중국산 전기밥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중국 청도에 설립한 ‘청도복고전자유한공사(靑島福庫電子有限公司)’에서 제품을 들여온바 있다. 당시 수입한 제품이 직접 투자한 현지생산법인에서 만들어졌다면 이번에는 중국 로컬 업체라는 것이 차이다.
쿠쿠전자가 수입하는 전기밥솥은 IH압력밥솥이 아닌 일반 보온밥솥이다. 취사와 보온만 제공하는 기계식 형태이며 경쟁사인 리홈쿠첸이 중국 메이디로부터 들여와 판매하는 전기밥솥 성능과 기능을 고려했을 때 10만원 이하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본부 오두균 연구원은 “쿠쿠전자뿐 아니라 리홈쿠첸도 전기밥솥을 중국에서 OEM으로 공급받고 있다”며 “우리나라와 중국 업체들의 전기밥솥 기술력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장의 상황이 특별히 변해서라기보다 저가형 모델을 통해 채산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홈쿠첸 관계자도 “일반 보온밥솥은 중국 OEM을 진행하고 있으나 압력밥솥의 경우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생산 효율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와 이트레이딩증권 리서치본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산 전기밥솥 수입규모는 일본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판매 수량에 비해 금액이 상대적으로 일본 업체들보다 적다. 이는 프리미엄 모델 판매가 부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 인터넷소비연구조사센터(ZDC)에서도 중국내 전기밥솥 시장은 로밤전기, 메이디, 쑤보얼, 하이얼 등 현지 업체 제품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 도시바와 함께 네덜란드 필립스가 뒤를 따르고 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일반 보온밥솥이 많고 IH압력밥솥은 시장점유율이 낮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IH압력밥솥 기술력과 시장 규모가 큰 한국 업체가 파고들만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 연구원은 “중국에서는 식품안전 문제로 외식보다 가정에서 식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현지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기밥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국내 전기밥솥 시장의 70%가 IH압력밥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서의 관련 시장 성장성이 상당히 크다”고 전망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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