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 생활가전 시장 트렌드 변화가 감지된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생활가전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반면 상대적으로 소형 생활가전이 뜨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2년 900리터급 이상 프리미엄 냉장고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대형 생활가전 시장은 4.3%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소형 생활가전은 전 부문에 걸쳐 2011년보다 좋은 성과를 올렸다. 공기청정기, 헤어 스타일러, 전동칫솔 및 커피메이커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전체로 4.9% 성장했다.
물론 전체 시장 규모로는 대형 생활가전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지만 성장세로는 소형 생활가전이 더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파세코는 김치냉장고를 비롯해 와인냉장고, 식기세척기, 식기건조기, 후드, 의류관리기 등 관련 중소기업 가운데 가장 다양한 생활가전 생산능력을 갖췄다. 석유스토브 관련 기술력과 사업 비중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을 뿐이다. 국내 생활가전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역량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
파세코가 빌트인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2년부터다. 석유스토브는 계절적인 요인이 적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원 차원에서의 성장동력이 필요했다.
파세코 경영관리본부 기획관리팀 김기준 차장은 “1995년부터 식기건조기 사업을 시작했고 빌트인 생활가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며 “2003년부터 자체 브랜드로 식기세척기, 가스쿡탑, 음식물 처리기 등을 선보였으며 개인시장(B2C)보다 기업시장(B2B)에 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대기업을 제외하고 종합생활가전업체로 자리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력, 유통력, 브랜드 파워, 사후관리 등 다양한 요소가 만족되어야 한다. 파세코처럼 빌트인 생활가전에 주력할 경우 건설 경기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B2C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선보인 제품이 의류관리기다. 2008년 첫 제품이 출시됐으며 이는 대기업보다 더 빠른 시장 진출이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최근 해외 종합생활가전업체가 OEM 공급을 제안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시장 자체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김 차장은 “빌트인 생활가전에는 가스쿡탑과 후드가 빌트인의 기본 제품이며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회사 차원에서도 기대가 크다”며 “삼성전자 가스쿡탑 OEM 공급을 성사시키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고 전했다.
후드의 경우 지속적인 판매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후드 판매량이 약 19만2000여대를 기록해 최근 3년간 판매량이 75%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 주방가전의 고급화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관련 고가 제품의 매출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파세코측의 설명이다.
빌트인 생활가전 이외에 파세코가 염두에 두고 있는 시장은 해외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업소용이다. 국내 업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가 영세해 사후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역으로 파고들었다. 식기세척기, 취반기, 튀김기 등을 신세계푸드, CJ푸드빌 등에 공급하고 있다.
파세코 유일한 대표는 향후 빌트인 가전과 업소용 가전을 주력으로 생활가전 사업을 성장시킬 것 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빌트인 가전부문은 수익성이 높고 분양 시 필수 채택되는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고 그간 쌓아온 업력을 기반으로 해외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며 “업소용 가전부문의 경우에는 프랜차이즈와 급식 업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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