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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가 애플 앱스토어에 입점하려면 운영 업체인 애플의 자체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요. 외부에 심의 가이드라인만 제공될 뿐 세부적인 부분은 애플의 자의적 해석이 적용됩니다. 이 때문에 이 심의를 통과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입점 조건으로 게임 개발사에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아이오에스(iOS)와 안드로이드 OS에 동시 대응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고 있다는 것이 정책 도입의 이유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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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중소 개발사들이 개발 리소스 투입과 이후 업데이트 대응 측면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애플 사전 심의, 개발사의 고민은
개발사는 애플 앱스토어에 최초 게임 입점 시 외에도 업데이트 때마다 애플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게임의 경우 업데이트가 상당히 잦은데요. 특히 국내 게이머는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빨라 수시로 업데이트가 적용돼야 게임 수명을 길게 늘 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업데이트 때마다 심의를 거쳐야 하는 애플의 정책은 개발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겠죠.
이 같은 고민이 엔도어즈가 개발한 멀티플랫폼 게임 ‘삼국지를 품다’(삼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는데요. 삼품은 이용자가 각 플랫폼이 연동돼 PC는 물론 아이폰·안드로이드폰에서도 이용자끼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습니다.
물론 엔도어즈는 iOS 대응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 개발사는 아닌데요. 멀티플랫폼 게임이라는 특성 때문에 애플의 심의가 부담으로 다가온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부호 엔도어즈 모바일팀 팀장<사진>은 지난 24일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13’을 통해 “앱스토어는 최초 심의 등록 시 2주 이상, 업데이트 심의 시 5일에서 10일 정도 심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이와 관련해 엔도어즈 등의 개발사가 고민하는 부분은 업데이트 심의가 반려될 경우입니다. 사후심의 체제인 구글플레이엔 최신 버전이 적용되지만 iOS 이용자들은 같은 혜택을 못 볼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이럴 경우 iOS는 옛 버전이 그대로 남게 됩니다.
◆애플 심의, 오류 발생 시 즉각 대처 어려워
또 다른 문제는 버그(오류) 발생 시 대처입니다. 이는 플랫폼 구분 없이 통합 서버를 운영하는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사 입장에선 더욱 큰 고민인데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심의를 맡고 있는 PC플랫폼 게임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앱 마켓은 게임머니 복사 등 버그 발생 시 즉각 대처가 가능합니다. 이 경우 따로 심의를 거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iOS 버전은 애플 정책 때문에 버그에 즉각 대처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최 팀장은 “삼품에서 그런 경우는 없었지만 (멀티플랫폼 게임은) 최악의 경우 (iOS용) 서비스를 내려야하는 상황까지 갈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팀장은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콘텐츠의 서버 버전이 달라도 앱이 구동되도록 개발하거나 옛 버전의 클라이언트에서도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염두를 하고 삼품 개발을 진행한다는 설명입니다.
◆애플의 들쭉날쭉한 ‘고무줄 심의’
또한 최 팀장은 애플의 ‘고무줄 심의’를 지적했습니다. 한번은 회사 측이 실수로 새롭게 업데이트한 버전을 놔두고 심의가 반려된 클라이언트를 다음날 재심사 때 애플에 그대로 제출한 적이 있었다는데요. 그런데 심의가 통과됐습니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심사관마다 기준이 상이한 부분이 있다. 이번에 (심의가) 통과했다고 이 부분에서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음에 반려될 수도 있다”고 개발사에 조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개발사에 앱스토어 입점 시 기본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힌 바 없다”며 “심의하는 담당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애플 “선물하기 빼 달라”…설 자리 좁아지는 멀티플랫폼 게임
최근 애플은 엔도어즈에 선물하기 기능을 빼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구매한 유료 아이템을 iOS 이용자에게 선물하는 부분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게 최 팀장 설명입니다.
최 팀장은 “개발단에서 (게임이) 죽거나 해서 반려되는 것은 당연한데 (애플 심의는) 유료화 모델에서 걸리는 부분이 많다”고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최악의 경우 멀티플랫폼 서버를 분리하는 작업도 생각하고 있다”며 “PC와 iOS, PC와 안드로이드를 묶는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팀장은 이용자 간 거래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인데 특히 플랫폼이 연동된 멀티플랫폼 게임에서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하는데요. 결국 서버 분리까지도 고민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이 같은 애플의 심의 강화가 향후 모바일게임 생태계의 미칠 영향도 궁금해지는데요. 지금의 카카오 게임의 경우 아이템을 구매하고 자신이 소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향후 멀티플랫폼 게임이 입점해 이용자 간 거래가 활성화된다면 애플의 심의 반력 사례가 불거질 수 있을 텐데요. 애플 심의 정책에 대응해 삼품 등의 멀티플랫폼 게임이 어떻게 발전해나갈지가 주목됩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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