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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방송업계 갈등 고조…주파수 정책 어찌하오리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주파수는 공공재 성격과 함께 방송·통신 서비스의 필수재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기업,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주파수를 둘러싼 사업자간, 업계간 경쟁은 언제나 치열하다.

주파수 소관부처를 놓고 방송과 IT업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조직개편으로 주파수 소관 부처가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전자파학회 등 ICT 관련 12개 학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정치적 협상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은 주파수 정책을 분리에 반대하는 입장과 함께 산업의 진흥을 이유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주파수 정책을 총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IT 관련 단체가 미래부편을 들고 나오자 이번에는 방송 관련 단체들이 방송통신위원회 지원사격에 나섰다.

11일에는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3개 방송단체 성명을 통해 “주파수 정책은 합의제 위원회가 전담해야 한다”며 주파수 정책의 방통위 존치를 주장했다. ICT 관련 단체들은 산업진흥을 이유로 미래부를, 방송단체들은 공공재 논리를 앞세워 방통위에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하나다. 자신들의 영역에 피해가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래부가 맡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ICT 진영은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주파수 정책을 총괄할 경우 늦은 의사결정에 지상파 방송사 입김 때문에 제대로 된 주파수 정책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방통위는 당초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전환으로 유휴대역으로 나온 700MHz 대역(108MHz폭) 을 통신용으로 할당할 계획이었지만 디지털전환 이후 정책을 결정하자는 방송사들의 주장에 40MHz만 용도를 확정하고 전체 용도결정은 미룬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이 700MHz 대역은 LTE 등 이동통신 용도로 활용하는 추세지만 방송사들의 거센 항의에 결국 계획을 바꾼 셈이다.

이택경 전자파학회 수석부회장은 “방통위는 관리규제 성격이 강한 만큼 창조경제 활성화 주체인 미래부가 주파수 정책을 관장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지상파 방송사들은 미래부가 주파수 정책을 총괄할 경우 700MHz 전체가 통신용으로 할당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방송단체들은 “통신의 산업논리에 매몰돼 대부분의 주파수가 통신용으로 팔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독임제 부처가 주파수 정책을 담당한다면 무분별한 주파수 통신 할당이 자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파수 정책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3가지 경우가 가능하다. 하나는 미래부가, 또 다른 하나는 방통위가 전담하는 경우다. 통신=미래부, 방송=방통위로 나누는 방안도 여야 잠정합의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어느 안이 채택이 되더라도 한쪽, 또는 양쪽 모두의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업자간, 업계간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어떤 묘수를 제시할지 통신·방송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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