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접전 끝에 과반득표(51.6%)로 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박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ICT 정책에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박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 자격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기존 이명박 정부와의 정책방향과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명박 정부는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해체 등 ICT 정부 정책기능을 분산시켰지만 박근혜 당선자는 창조 경제론을 내세우며 미래창조과학부 및 통합 ICT 부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박 당선인의 ICT 정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창조 경제론'이다. 사회문제로 부각된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저성장 시대에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상력,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운영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창조 경제론'을 통해 우리 경제 체질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꾸고 고용률을 높이는 경제운영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ICT 전담부처 어떤 모습될까=박근혜 당선인은 공약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내세운 바 있다. 다만, 통합 ICT 부처 신설은 "적극 검토"라는 말로 대신한 바 있다. 이후 캠프와 박 당선인이 직접 통합 ICT 부처 신설을 강하게 언급함에 따라 통합 ICT 부처 신설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분산된 기능이 어느 수준까지 통합될지가 향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당초 "적극 검토"라는 말이 나온 것도 통합 범위, 부처 명칭 등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인 콘텐츠가 포함될지가 최대 관건이다. C(콘텐츠)-P(플랫폽)-N(네트워크)-D(디바이스) 생태계를 아우르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한 곳에 모으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범위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박 당선인이 그리는 기본적인 ICT 전담부처 모습은 통신·방송 진흥 업무는 독임제 전담부처가 담당하고 규제 업무는 부처 안 합의제 위원회 기구에서 처리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ICT로 일자리 창출…MB와 차별화 성공할까?=박근혜 당선인은 일자리 창출에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향후 정책 추진력과 실현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당선인은 스마트 뉴딜 정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및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정보통신 기술을 제조업, 농어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켜 해당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2017년까지 전체 근로자 25%를 스마트워크에 동참시켜 업무 효율 증대와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도 잡겠다는 전략이다.
박 당선인은 '창업국가 코리아'라는 슬로건도 제시한 바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술과 결합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인터넷 산업 활성화 측면과 함께 ICT 분야의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모태펀드 재원을 2조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엔젤투자 매칭펀드도 25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박 당선인의 일자리 창출 전략은 ICT 기술을 타 산업에 접목시켜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역시 ICT 기술을 타 산업의 비타민 같은 존재로 활용해 성장과 고용창출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박 당선인은 이명박 대통령과는 차별화된 컨버전스 전략을 실현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분야별 정책 실행에도 관심…미디어 정책은?=박 당선인의 세부 ICT 정책 실행 방식에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소프트웨어나 인터넷을 신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통신 분야에서는 가입비 폐지, 공용 와이파이존 확대, 요금 인가과정 공개 등을 약속했다.
통신업계는 요금인하 공약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가계통신비 인하가 화두인 만큼 향후 통신요금 인하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관건이다.
그동안 많이 강조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정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당선인의 SW 공약의 키워드는 공공차원의 제도적 지원, 산업경쟁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대적으로 하드웨어, 네트워크 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소프트웨어 산업 지원 정책이 자금 면에 초점이 맞춰질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체질을 강화하는 쪽으로 진행될지가 관심사다.
다만, ICT 정책과 별도로 미디어 정책에 큰 차별성이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박 당선인은 지상파 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투명한 지상파 방송 사장 선출 시스템 구축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수장학회 논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방송사 사장 논란에서 새누리당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측면에서 향후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큰 표 차이로 당선된 것이 아니어서 이명박 정부와 미디어 정책 측면에서 차별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미디어 시장의 혼란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의 단절이 박 당선인의 미디어 정책 공약 실현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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