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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에 도전장 내민 이매지네이션, AP시장에 어떤 영향?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밉스테크놀로지를 두고 영국계 반도체 설계 자산(IP) 업체인 ARM과 이매지네이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밉스는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아키텍처인 ‘x86’,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ARM’ 아키텍처 등과 함께 주요 마이크로프로세서 아키텍처 가운데 하나다.

그 동안 밉스는 주로 서버나 워크스테이션, 임베디드(내장형 제어)에 두루 쓰였다. ARM과 마찬가지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ICT(정보통신기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LG전자 스마트TV에도 듀얼코어 밉스 AP가 사용된바 있다

먼저 ARM은 6일(현지시각) 밉스가 보유하고 있는 580개의 특허를 얻기 위해 1억6750만 달러를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밉스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필요한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물론 시스템온칩(SoC) 설계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매지네이션은 밉스를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6000만 달러이며 앞으로  밉스의 운영사업은 물론 82개의 특허와 498개의 IP 라이선스에 대한 권리를 가지게 된다.

두 회사가 밉스를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이유는 그만큼 밉스가 가지고 있는 특허가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ARM과 이매지네이션은 IP 라이선스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낸다. ARM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함께 그래픽프로세싱유닛(GPU)을 모두 라이선스한다. 이매지네이션의 경우 모바일 GPU만 라이선스하고 있다. 결국 이매지네이션이 밉스를 인수했다는 사실은 ARM과 같이 마이크로프로세서 영역까지 진출하겠다는 의미다.

ARM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에서 9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물론이고 베이스밴드(통신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매지네이션은 GPU에서 ARM을 누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존페디리서치(JPR)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GPU 시장점유율에서 이매지네이션이 5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퀄컴(33%), 엔비디아(3.2%), ARM(2.6%)가 뒤를 따르고 있다

이매지네이션은 밉스를 통해 AP를 포함한 임베디드 시장에서 ARM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각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밉스의 가장 큰 장점은 성능과 가격이다. ARM과 엇비슷한 성능에 라이선스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저가 태블릿의 상당수가 밉스 AP를 이용한다.

이들 제품은 운영체제(OS)로 안드로이드를 이용한다. 구글이 지난 4월 ARM외에 밉스도 공식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5월에는 안드로이드 개발자 키트(SDK)를 배포한바 있다.

구글이 밉스를 지원하는 것은 일종의 다양화 전략이다. 안드로이드를 더 많은 스마트 기기와 임베디드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ARM뿐 아니라 더 많은 수의 아키텍처를 지원해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서는 저가형 태블릿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밉스가 더 많은 스마트 기기에 쓰이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매지네이션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모바일 GPU 경쟁력을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관건이다.

앞으로 모바일 GPU가 AP의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희망적인 부분이다. GPGPU(General-purpose computing on Graphic Processing Unit)를 통해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GPU 성능이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밉스 인수가 당장 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 ARM에 여러 가지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하다”며 “ARM이 그랬던 것처럼 밉스도 관련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하며 SoC 업계는 물론 제조사와의 광범위한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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