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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oIP 정치권 이슈로 변질…방통위 정책 마련 시급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이슈가 요금인하 이슈로 번지고 있다.

여러 국회의원들이 m-VoIP 허용여부를 요금인하 이슈로 연계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트래픽 관리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망중립성 정책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자칫 m-VoIP 논의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3일 통신시장은 국회발 m-VoIP 이슈로 시끄러웠다.

민주통합당의 장하나 의원은 13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VoIP을 무조건 허용하라"고 주장했다.

같은 시간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통합진보당 김제남 의원이 간담회를 열고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통신요금 비싸다"…요금 이슈로 뒤바뀐 m-VoIP=장하나 의원의 기자간담회나 김제남 의원의 간담회나 주장하는 바는 비슷했다.

m-VoIP를 차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 통신비가 매우 비싸다는 것이 전면허용 논리의 근거다.

장하나 의원은 "생활비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니 통신사가 사회적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남 의원도 "굉장히 많은 요금을 내는데 기본료가 상식적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며 "(통신요금이) 너무 비싸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m-VoIP은 망중립성 논쟁의 핵심이다. 서로의 주장이 맞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 사전에 확인돼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은 이슈다.

즉, 실제 통신사의 매출이 붕괴될 경우 향후 네트워크 투자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전망이 필요하다. 통신사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소비자 이익 확대 측면에서 어디까지 허용을 해야하는지도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의 m-VoIP 논의 방향은 이같은 사전 분석 과정은 생략한채 무조건 통신료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장하나 의원의 경우 논리적 근거도 없이 무조건적인 기업의 양보를 요구한 것은 사회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이 다시 반복될 개연성은 높아 보인다. 18대 국회에서도 방통위원장은 수많은 국회의원들로부터 무조건적인 요금인하를 요구받은 바 있다.

물론, 국회가 개원되고 각 산업계의 입장을 듣고 향후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도 나타나겠지만 기본적인 전제가 가계통신비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앞뒤 가리지 않은 무조건 허용"…책임지지 않는 국회의원 특권?=장하나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투자를 덜 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요금 인하 여력이 없으면 막대한 투자비를 줄이라는 얘기다.

통신업계는 물론, 국가 산업 전체로 봤을때도 이 같은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사업자들의 네트워크 경쟁이 과열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 덕에 다른 나라보다 고품질의 유무선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고품질 네트워크에서 수많은 사업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생태계를 진화시켜가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책적 대안 없이 민간사업자의 일방적인 양보만을 강요하고 있다. "이럴거면 차라리 공영화 하라"는 볼멘소리가 통신사 입장에서 나오는 이유다.

LG유플러스는 최근 m-VoIP 전면허용 정책으로 인터넷업계의 영웅으로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도 하는데 그보다 더 큰 SKT, KT가 자사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m-VoIP을 전면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스스로 밝혔듯이 3위 사업자로서의 전략이지 m-VoIP으로 인한 매출감소를 우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입자 유치보다 매출잠식이 클 경우 언제든지 약관변경을 통해 m-VoIP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입장이다.

방통위, 정책방향 마련 시급…공생·동반성장 지혜 찾아야=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의 망중립성 정책방향이 조속하게 결정돼야 이 같은 혼선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방향성이 늦어질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명확하지 않은 '희망고문'만 발생할 수 있고, 업계 역시 향후 전략 수립에 혼선을 빚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의 개입필요성은 분명히 있지만 대선과 연계한 포퓰리즘 방지 차원에서도 방통위의 망중립성 및 트래픽 관리 가이드라인의 제시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보이스톡' 서비스로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카카오의 이석우 대표는 13일 간담회에서 '보이스톡'의 제한금지를 외치면서도 "태생적으로 모바일은 큰 틀에서 공생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통위가 통신업계와 네트워크위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의 동반성장을 위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지 ICT 업계의 눈이 방통위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국회 역시 정치적인 힘을 앞세워 일방적인 주장만 내세우기보다는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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