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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깡통PC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프리도스 삼성 노트북이 잘 팔립니다. 50만원대면 구입할 수 있어요.”

용산 터미널 전자상가의 한 노트북 매장에 들러 “요즘 쓸 만한 노트북 가격대가 대략 얼마냐”고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다시 물었다. “프리도스 노트북은 뭔가요?” 점원은 ‘공짜 프리도스’만 설치돼 있는 제품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윈도 운영체제(OS)가 포함되지 않아 가격이 10만원 가량 저렴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런 프리도스 노트북을 ‘깡통PC’라고 지칭한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윈도 OS 구입과 설치는 소비자 몫이다. 용산에서 파는 낱개들이 윈도 OS 가격이 대략 10만원 가량 하니 전체 가격은 결국 똑같다. 그런데 이런 깡통PC를 구입하는 이들이 윈도 OS를 구입해서 직접 노트북에 설치할리 만무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이 윈도 OS 불법 복제 환경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만 업체인 MSI와 에이서가 이런 깡통PC를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지난해 프리도스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 국내외 다른 PC 업체들은 불만이 컸다. 대만 업체를 따라 국내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도스 제품을 내놓으니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얼마 전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직영 판매점에서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가 공공연히 이뤄진다고 보고한 바 있는데, 깡통PC와 연관이 없지 않다. LG전자는 올해 프리도스 제품군을 없앴다. 삼성전자는 제품군을 줄였다. 1개 제품만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러고선 직영 매장에는 ‘삼성은 불법소프트웨어를 취급하지 않습니다’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BSA는 조만간 용산 등 소규모 유통 매장도 훑고 지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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