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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KT 현장검증 요구 수용…필수설비 고시개정 ‘변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 필수설비 이용확대를 위한 고시개정이 변수를 만났다. 공청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취합이 모두 마무리돼, 4월 중으로는 고시개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현장검증을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정 연기는 물론, 내용자체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필수설비 고시개정과 관련해 내부규제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4월 이후로 연기했다.

변수는 다름 아닌 현장검증 때문이다. 설비제공 사업자인 KT는 그동안 현장점검 없이 책상에서 연구한 결과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방통위에 제기해왔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이용사업자들은 이미 실험이 다 이뤄진 결과가 있는 만큼, 현장점검은 필요없다고 맞서왔다. 하지만 방통위가 최종적으로 현장검증을 결정함에 따라 결과에 따라 사업자간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방통위, 현장점검 추진 왜?=방통위는 22일 예정돼 있던 내부규제심사를 연기하고 다음주부터 현장검증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KT에서 방통위에 강하게 현장검증을 요청했고, 결국 방통위가 수용한 결과다. 검증 수행기관은 전파관리소가 맡을 예정이다.

그동안 KT는 “현장점검 없이 제도를 시행할 경우 분쟁 소지만 키울 수 있다”며 “현장검증을 통해 실제 공사환경에 맞는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기술검증반은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현장검증보다는 통제된 환경에서 관로 및 광케이블 여유율을 산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상우 ETRI 박사는 “현장검증은 통제되지 않은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통제된 환경에서 여유율을 계산했다”며 “이미 객관적으로 증명된 자료가 있으며 이 객관화된 데이터를 갖고 평균화 하는 것이 훨씬 오류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사업자들 역시 반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기술검증반이 적용한 것은 정보통신공사협회의 자료”라며 “이미 현장검사가 이뤄졌고, KT 입장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장검증 이후 고시개정안 뒤집히나=방통위는 설비제공제도 개선을 위한 고시개정을 위해 ETRI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연구반을 운영했다.

그 결과 KT의 관로 적정예비율을 현행 150%에서 인입구간 135%, 비인입구간 137%로 축소하고 광케이블 적정 예비율을 35%에서 22%로 축소시키는 것이 합당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후 총 4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설비제공사업자, 이용사업자, 공사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하지만 모든 변수를 다 반영할 수 없고, 전체 통신시장의 경쟁활성화 측면에서 KT의 관로 예비율을 축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KT의 현장검증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스스로가 그동안의 연구결과 자체를 부정한 것은 물론, 그간 마련한 고시개정 내용자체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한 방통위가 현장검증을 결정했지만 방법과 범위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방통위는 10곳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KT는 100여곳, 이용사업자들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KT의 현장검증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던 방통위가 KT 사장 출신인 이계철 위원장이 부임한 이후 정책방향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실제 현장점검 결과에 따라 고시개정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내용이 바뀌지 않을 경우 사실상 이용사업자들이 KT 설비를 이용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KT가 KTF와 합병하며 약속한 필수설비 개방 인가조건 역시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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