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사 RCS·삼성전자 챗온 서비스 대항마 준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모바일 메신저 2차 대전이 임박했다. 모바일 메신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를 일컫는다. 가입자간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다. 카카오 등 전문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통신사가 각각 도전장을 던졌지만 미풍으로 그쳤다. 하지만 지난 2월말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를 계기로 통신사와 제조사가 다시 한 번 벼른 칼을 꺼냈다.
모바일 메신저는 대표적인 통신사 수익 감소 서비스로 꼽힌다. 문자메시지를 넘어 음성통화 매출까지 갉아먹고 있다. 아이러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유행은 통신 3사의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계기가 됐다. 데이터 통신비만 내면 추가 비용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카카오의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 가입자는 3월 첫주 기준 42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 가입자는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후 인증 절차를 거쳐 1번이라도 사용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앱 하루 접속자는 2000만명 정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월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를 2376만3087명이라고 공개했다. 사실상 스마트폰 대부분은 모바일 메신저로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셈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가입자가 하루 수신하는 메시지는 총 26억건이다. 문자메시지(SMS)로 따져보면 560억원에 달한다. 통신 3사가 나눠가질 수 있는 매출액이 1일 560억원씩 날아간다.
카카오에는 못 미치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마이피플’, 매드스마트의 ‘틱톡’ 등도 각각 1700만명과 1300만명 가입자를 확보했다.
통신사 반격카드는 연합이다. KT는 ‘올레톡’ LG유플러스는 ‘와글’ 등 각각 모바일 메신저 앱을 내놨지만 가입자 늘리기는 실패했다. 모바일 메신저는 쌍방간에 설치해야 효용이 있다. 앱 사용에 통신사 제한을 두지는 않았지만 벽을 넘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RCS(Rich Communication Suite)를 공동 추진한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멀티미디어 파일을 전송하거나 전화번호부에서 바로 1대1 채팅 등을 지원한다. 늦어도 하반기에는 국내 RCS가 가능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통신사 RCS는 단말기 사전 탑재를 기본으로 한다. 로밍도 된다. SK텔레콤은 이와 별개로 SK플래닛을 통해 틱톡 인수도 추진 중이다.
KT 개인고객부문 표현명 사장은 “RCS는 누가 먼저가 아니라 국내 통신사가 같이 하게 될 것”이라며 “카카오톡과 같은 문제를 전 세계 통신사가 겪고 있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 1위라는 강점을 활용한다. 작년 9월 모바일 메신저 ‘챗온’을 내놨다. 해외에는 삼성전자 단말기에 기본 탑재하고 있다. MWC 2012에서도 챗온 서비스를 별도 체험존을 만들어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97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올해는 2억대가 목표다. 챗온을 쓸 수 있는 층이 2억명이 생긴다.
다만 통신사의 견제가 걸림돌이다. 해외 출시 단말기도 모두 챗온이 들어간 것은 아니다. 삼성앱스와 안드로이드 마켓 등 앱 마켓을 통해 내려 받는 식이다. 국내는 단말기에도 앱 마켓에도 아직 챗온이 없다.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도 통신사와 관계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챗온을 삼성앱스와 안드로이드 마켓 등에 곧 올릴 것”이라며 “아무리 늦어도 2분기 중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사 메신저는 운영체제(OS)를 쥐고 있는 구글과 애플이 먼저 시작했다.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톡’이 기본으로 있다. 아이오에스(iOS) 단말기는 ‘아이메시지’가 들어있다. 단말기 보급률에 비해 사용률은 낮다.
한편 모바일 메신저 수익원은 모바일 광고와 이벤트 등이다. 아직 규모는 작다. 향후 시장을 장악하는 업체가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메신저 전문업체나 제조사는 부가 수익을 통신사는 통신비 수익 감소분을 일부 보전할 수 있다. 사용자 묶어두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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