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지난 20년간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왔던 한글과컴퓨터가 디지털콘테츠 및 저작 툴 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확보한 핵심 기술을 다른 분야로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컴은 이를 위해 새해부터 e북 및 디지털교과서 관련 소프트웨어 기획∙개발∙영업까지 독자적으로 책임지는 디지털콘텐츠 사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개발인력 27명, 기획과 영업 6명, 총괄임원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한컴 조직은 영업, 개발, 마케팅이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디지털콘텐츠 사업실만 다른 업무의 직원들이 하나의 부서에 통합된 것이다.
한컴 디지털콘텐츠 사업실 남효근 상무는 “디지털콘텐츠 사업실에 개발과 마케팅이 함께 있는 것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라는 CEO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컴 디지털콘텐츠 사업실이 진행하는 사업은 ▲이펍(ePup) ▲앱북 ▲디지털교과서로 구분된다.
한컴은 우선 이펍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저작툴과 뷰어(viewer)를 개발 중이다. 4월까지는 관련 솔루션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이 툴이 완성되면 출판사 등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90% 정도 자동으로 이펍 콘텐츠로 변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북스 오서 (iBooks Author)와 유사한 솔루션이다. 아이북스 오서는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플랫폼 상에서만 구동되지만, 한컴 이펍 솔루션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동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디지털콘텐츠 개발팀 남동선 책임연구원은 “아이북스 오서와 달리 저희 솔루션은 iOS, 안드로이드, PC 등 플랫폼에 관계없이 개발하고 있다”면서 “저작도구 엔진은 개발 완료했고, 현재 일부 기능을 개발 중이며 뷰어는 현재 서비스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컴은 아울러 앱북 저작 툴과 플레이어도 개발 중이다. 앱북은 기존의 서책을 스마트기기에서 보는 것을 넘어 다양한 영상과 음악, 인터랙티브 기능이 포함된 애플리케이션 북이다. 기존 전자책이 보는 것이라면 앱북은 플레이하는 개념이다.
한컴은 지난 해 2월 전자책 앱인 ‘구름빵’을 선보인바 있다. 앱북 저작 툴 개발을 위해 시험삼아 개발한 이 앱은 아이패드용과 아이폰용 모두 도서 분야에서 4주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아이패드용의 경우 출시 직후 유료 전체 1위, 국내 최고매출 1위에 이어 출시한 지 석 달이 지난 후에도 도서분야 1위를 달성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구름빵 애니메이션을 앱북으로 제작키로 했으며, 뽀로로, 마당을 나온 암탉 등 인기 애니메이션 저작권자들과도 계약을 체결했다.
한컴은 출판사, 애니메이션 제작자 등에 앱북 저작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로 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디지털교과서는 정부의 디지털교과서 사업과 맞물려 있는 분야다. 한컴은 상반기 중으로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위한 콘텐츠 뷰어 및 표준 제작도구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한컴은 지난해 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사업을 수주해 초등학교 5,6학년 수학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한컴의 디지털콘텐츠 사업은 핵심 역량을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한컴이 개발 중인 디지털콘텐츠 저작 툴들은 기존 오피스의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에서 발전시켜온 것이다.
한컴의 디지털콘텐츠사업실 남효근 상무는 “다른 기업들이 전자책 솔루션을 개발하려면 개발자들이 처음부터 개발하거나 외부의 엔진을 사와야 하지만 한컴은 기존에 가진 역량을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면서 “이는 한컴이라는 기업이 커가는 과정에서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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