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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위원장 4년…미디어 생태계 교란·IT경쟁력 후퇴 ‘오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전격 사퇴했다.

최 위원장은 정용욱 전 정책보좌관의 잇단 금품수수 의혹을 비롯해 최근 최 위원장 명의로 문방위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  

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정권 출범과 함께 방통위 초대 위원장 3년 임기를 마치고 2기 위원회에서도 연임했다. 이명박 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자리를 지켜왔지만 세간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정보통신부 해체로 탄생한 방통위가 실제 통신산업과 관련된 진흥업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방송 분야에서는 방송법 개정, 과도하게 많은 종함편성채널 선정으로 미디어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임기내내 이어진 IT콘트롤타워 논란=최시중 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한국갤럽 등을 거쳐 방통위에 입성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운 그는 통신 분야에서는 문외한이었다. 방송시장 장악에만 몰두하고 통신정책은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끊임 없이 제기됐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을 기치로 출범했지만 사실상 융합과 관련된 성과는 찾기 어렵다. IPTV 가입자가 늘어났지만 전체 콘텐츠 시장의 성장이 아닌 유료방송의 저가경쟁만 심화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들의 고군분투 끝에 지금은 나름의 자리를 찾았지만 스마트폰 시대의 늦장 대응으로 한동안 IT강국의 위상이 흔들린 것 역시 방통위의 대표적인 실기로 꼽힌다.

매년 대형 보안사고가 터졌고 인터넷 실명제 등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맞지 않는 정책으로 네티즌들의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최시중 위원장이 정권의 방송장악에만 몰두했을 뿐 IT정책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올해 대통령 선거와 함께 방통위 조직은 정보미디어부, 또는 정통부 부활 등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편에만 몰두, 미디어 생태계 교란=최시중 위원장이 스스로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는 것이 바로 종합편성채널의 선정이다.

최 위원장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육성이라는 취지하에 조선, 동아, 중앙 등 보수신문에 방송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하지만 방송광고 시장규모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선택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목적일 뿐 전체 미디어 생태계에는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이다.

졸속 준비로 태어난 종편들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법 개정, 미디어렙법 등을 통한 여권 및 최원장의 종편 배려로 광고시장은 이미 교란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중단 등 방송 사업자간 분쟁에도 늑장대처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최근 케이블TV의 KBS2 중단사태에서 보듯이 매년 방송사업자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지만 제도정비에는 소홀했다.

당장 다음 주 지상파 재송신 제도개선 안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최 위원장의 사태로 제도개선 일정은 기약하기 힘들게 됐다.

민주통합당은 "최 위원장은 사퇴하면서도 자신이 강행했던 방송장악, 종편사업 등에 대해서는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찾아 볼 수 없다"며 "4월 총선 이후 지난 4년간의 일들에 대해 대대적인 청문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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