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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제4이통 투자→철회→번복→또 번복, 최종 포기 ‘촌극’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투자철회, 다시 재개, 최종 철회.

14일 한편의 코메디가 연출됐다.

현대그룹은 지난 13일 제4이동통신 투자 철회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날 현대그룹은 “컨소시엄 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로 향후 원만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돼 고심 끝에 부득이 투자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입장은 하루 만에 뒤집혔고, 투자를 재개하기로 했던 입장 역시 2시간 가량 만에 다시 뒤집혔다.

현대유엔아이는 14일 오전 8시경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날 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던 입장을 번복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다시 투자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만큼, 청문심사에도 참여하겠다는 것.

이에 방통위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14일 오전 현대유엔아이 임원이 공식적으로 다시 IST컨소시엄에 예정대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예정대로 IST컨소시엄에 대해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브리핑 내용은 채 30분 만에 정반대의 브리핑이 됐다.

오전 10시 경 현대유엔아이와 현대증권이 참여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자베즈파트너스가 문서를 통해 IST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최종 전달한 것이다.

방통위는 “현대 내에서 의견조율이 안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때문에 문서로 공식입장을 요청했고, 최종적으로 IST컨소시엄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투자를 재개하기로 했다가 다시 몇 시간 만에 다시 투자를 철회하는 등 현대의 오락가락 행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현대유엔아이는 방통위에 최종적으로 “투자의 전제상황이 전혀 준수되지 않아서 부득이 투자의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투자 전제조건이 맞지 않았다는 것은 현대와 양승택 IST컨소시엄 대표간 맺었던 공동대표 체제가 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13일 발표에서도 나타난 “컨소시엄 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 역시 이 부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 따르면 13일 현대가 투자 철회 의사를 밝히자 IST가 다시 적극적으로 현대와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공동대표 운영과 관련해 극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공동대표 문제가 해결되자 현대유엔아이가 14일 오전에 방통위에 다시 투자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유엔아이 및 현대증권이 참여한 자베즈는 최종적으로는 투자의사를 철회했다. 이는 그룹내 정책결정권자가 수용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결국, 현대는 하루 만에 투자철회, 재개, 다시 철회라는 촌극을 보였다. 재계 순위 21위인 현대그룹의 의사결정치고는 상당히 어설펐을 뿐 아니라 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주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14일 오전부터 예정대로 IST컨소시엄 및 KMI에 대한 청문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에 IST에 대한 청문심사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가 다시 투자에 참여했더라도 이미 청문심사 명단에 빠져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청문에 참여할 경우 논란은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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