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3사와 케이블TV(SO)간 힘겨루기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재전송 대가를 둘러싼 양측의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1500만에 달하는 케이블TV 가입자가 의무전송채널인 KBS1과 EBS를 제외한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청자의 볼권리를 볼모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싸움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요.
◆지루한 대가산정…결국은 돈싸움
이번 분쟁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된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수차례의 협상,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제 지루한 싸움도 조만간 결론이 날 예정입니다. 협상시한이 이달 23일로 끝나기 때문이죠.
현재 지상파 방송3사는 SO들에게 프로그램 저작권료로 가입자당 280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사가 3개니까 총 840원입니다. 1년이면 약 1만원 정도가 되는군요.
당연히 케이블TV 업계는 반발합니다. 주파수를 공짜로 사용하고, 지상파의 무료보편적 서비스 성격 등은 차치하더라도 서로 주고받을 부분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SO가 지상파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지상파가 요구하는 가입자당 280원은 IPTV와 맺은 계약을 근거로 나왔습니다. 연간 지불규모는 1500억원 정도가 되는데 이는 전체 SO들 경상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안 내고 버틸 경우에는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CJ헬로비전에 대한 간접강제 판결로 CJ헬로비전은 하루 1억5000만원을 지불해야 할 상황입니다. 업계 전체로 확산될 경우 연간 SO가 지상파에 지불해야 할 비용은 2조9000억원에 달합니다. 차라리 문을 닫는게 낫겠군요.
물론, 시청자에게 비용부담을 전가할 수도 있겠지만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니겠죠.
◆난시청 해소 vs 프로그램 저작권
받기만 원하는 자와 주기를 거부하는 자가 있으니 당연히 협상이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특히, SO들이 “오히려 지상파로부터 우리가 더 받을 것이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말이죠.
SO들은 지상파의 저작권료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지상파 덕에 가입자도 모으고, 사이사이 홈쇼핑 채널도 넣어서 송출수수료 수입도 짭짤합니다.
그러나 지상파 역시 만회할 수 없는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난시청 문제입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유료방송을 가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지상파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준 것이 바로 SO라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그 부분은 사실이고요. 또한 이 덕에 지상파는 설비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었겠죠. 또한 케이블 덕에 광고수익도 늘어났을 겁니다.
SO들은 자신들이 지상파로부터 받은 혜택이 연간 약 2000억원, 반대로 지상파가 SO 덕을 본 부분이 약 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근거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서로 주고받을게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방통위의 무책임, 사태를 키우다
그렇다면 분쟁 해결의 실마리도 여기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주고받을 것이 있다면 그 부분을 명확히 해서 혜택을 더 받은 곳이 혜택을 제공한 쪽에 대가를 지불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지상파나 케이블이나 서로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고 하겠죠.
이 부분에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이미 방송통신위원회는 양측의 협의에 개입을 했고, 최근에는 지상파에 대한 기금납부 증액, 케이블에게는 자체광고 폐지 등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 전에 정부가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를 모으고 제대로 된 대가산정 기준을 만들면 될 일입니다. 당연히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내야겠죠.
양측의 분쟁으로 가장 피해를 볼 사람들은 바로 국민입니다.
과 거부터 암묵적인 합의를 통해 재송신을 해왔던 간에, 사업자간 계약이 어떻게 진행되던 간에, 그것들은 회사간의 문제입니다. 이미 국민들은 유료방송이 아니면 보지도 못하는 KBS에 수신료도 내고 있고, 케이블에게도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방송을 볼 수 없다?
양 측의 지루한 분쟁을 지켜보고 있자니, 차라리 한번 사고가 제대로 터져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손실, 국민불편 등이 당연히 따르겠지만 이러한 갈등을 통해 산업, 시장이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다면 한번쯤 홍역을 치루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하지만 극단의 상황으로 가는 것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열흘도 남지 않은 협상시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보다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정부 역시 안일한 태도보다는 시청자 중심의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스마트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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