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주요 IT서비스업체들이 내년 사업계획 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등 조금씩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공공 SI참여를 전면 제한하기로 함에 따라 패닉 상태에 빠졌던 대기업계열 IT서비스업체들은 공공시장에서의 직접적인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금융 등 대체시장 강화, 내부 조직구조조정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27일 지식경제부의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이 발표된 직후 IT서비스산업협회는 회원사들에게 비상회의를 소집해 업체 간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정책에 대한 업계 공동의 대응책이 제시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회의에 참여한 IT서비스 업체의 한 임원은 “아직은 향후 업계 공동의 대응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정부의 발표 관련 사항과 이에 대한 의견이 오고간 정도”라고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IT서비스산업협회도 협회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지만 회원 간 이득이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이 있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중견 IT서비스업체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서 공공부분은 원점에서 다시 수립하고 있다”며 “우선 대기업참여하한제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견 IT서비스업체의 경우 대외사업의 대부분은 공공SI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사업 참여가 제한될 경우 대외사업 자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편 또 다른 IT서비스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금융공기업 등에 대한 참여가 가능한지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얘기가 없다”며 “정부가 밝힌 ‘불가피한 경우’가 어디까지 적용될지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공공SI 사업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았지만 ‘국방․국가안보 등 불가피한 경우 및 기존 시스템 유지보수에 대해 예외를 인정’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따라서 이 불가피한 경우의 범위가 어디까지 적용되느냐에 따라 IT서비스업계의 사업 계획 수립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IT서비스업체들도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현재 코오롱베니트, 한화S&C, 롯데정보통신 등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발주처가 되는 SOC 사업의 경우 공공SI 사업 제한으로 인해 사업 참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수처리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를 내놓은 한 IT서비스업체는 사업 규모 확장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R&D를 투자해 수처리 관련 솔루션을 내놓았지만 공공시장 진입이 막혀버리면 그동안 쏟은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도 하소연했다.
마찬가지로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IT서비스업체들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LED 산업에서 민간 주도 방식의 동반성장을 추진키로 하면서 대중소 기업 간 역할이 분담되고, 대기업은 조달시장에 참여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업체간 의견을 모은바 있다.
현재 IT서비스업체들은 LED를 직접, 혹은 간접으로 생산해 이를 설치,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LED 도입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관련 기업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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