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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셧다운제, 시행 전부터 ‘삐걱’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자정 이후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 제도’가 시행 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배틀넷 서버 전면 차단이 지금 논란에 불을 댕겼으나, 게임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법안이 상정됐고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시행을 앞둔 탓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겠나”라는 체념의 목소리도 들린다.

일단 CD형태의 패키지게임이 돌아가는 구 배틀넷에 셧다운제가 적용되면, 비디오게임 속 멀티플레이도 법망을 피해갈 수 없다. PC게임 글로벌 유통 플랫폼 스팀이 제공하는 멀티플레이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콘솔업체나 스팀에서 패키지게임의 멀티플레이 서버를 제공하지만 셧다운제 대상이 아니다. 셧다운제가 해외에 서버를 둔 글로벌 서비스에는 영향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 서버에서 돌아가는 페이스북 게임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스타크래프트’ 등 일부 게임을 제외하는 시행령을 마련하는 이유다. 오는 11월 20일로 셧다운제 시행이 다가오자, 급작스레 일이 돌아가는 모양새다.

이는 ‘정보통신망으로 실시간 제공되는 게임물’로 셧다운 대상범위를 폭넓게 적용한 탓이 크다. 각각의 플랫폼 위에서 돌아가는 게임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멀티플레이에 법안의 초점을 맞췄으니 이 같은 논란은 예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0월도 끝자락이다. 셧다운제 시행이 한달이 채 남지 않는 시점에서 정부가 오락가락하고 있으니 이를 보는 산업계도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다고 게임을 마약으로 치부하는 정부 앞에서, 업계가 제 목소리를 내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울며 겨자 먹기로 법안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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