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최근 일부 카메라 업체들의 연이은 ‘시장 1위’ 발표가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자사에게 유리한 시점에 이뤄진 조사 자료를 내밀어 1위가 아닌데도 ‘1위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5일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은 미러리스 디카 펜 시리즈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미러리스 디카 시장은 올림푸스가 주도하고 있다”며 4월 42.2%의 시장점유율(GfK 자료, 수량 기준)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방 사장은 또 5월에는 자사 미러리스 디카 제품이 단일모델로는 판매율 1위에 등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전해들은 업계 관계자들은 ‘반짝 효과’를 과도하게 포장했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림푸스가 신제품 론칭을 앞두고 TV 홈쇼핑에서 싼 값에 재고떨이를 한 것”이라며 “올림푸스한국은 국내 시장점유율 3위 업체”라고 설명했다. 올림푸스한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TV 홈쇼핑 효과로 5월 한 달간 1만대 내외의 미러리스 디카를 판매했다.
올림푸스한국보다 앞서 ‘시장 1위’ 발표를 한 소니코리아도 논란을 만들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미러리스 디카 넥스 시리즈가 첫 출시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 미러리스 디카 시장에서 40.6%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니코리아는 미러리스 디카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미러리스와 DSLR을 합친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도 니콘을 누르고 2위에 등극했다고 발표했다.
소니의 이러한 발표에 니콘은 펄쩍 뛰었다. 작년 한해를 통틀어서 보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의 2위는 니콘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코리아가 자사 신제품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공개했는데,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카메라 수급이 힘들었던 5월 조사 자료는 쏙 뺐다”며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도하게 마케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GfK 자료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국내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니콘은 25%의 점유율로 캐논(34%)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연간으로 봐도 국내 전체 미러리스 디카 시장 1위는 소니코리아와 올림푸스한국이 아닌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36.2%, 소니코리아 31.5%, 올림푸스한국 25.5%, 파나소닉코리아 6.7% 순이다.
한 관계자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시장점유율을 발표하며 마케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두 업체는 일반인들이 GfK 자료를 쉽게 볼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과도하게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GfK가 하이마트의 판매 데이터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삼성전자 및 LG전자와의 계약 관계도 끊어졌다”며 “표본 데이터가 빈약해 시장 트렌드와 너무 동떨어진 GfK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넌센스”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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