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문석 방통위원 “와이브로 정책 전면 재수정해야”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1-05-18 11:22:44
- 트래픽 폭증 문제 사업자 책임, 요금제·상품으로 해결을
- 거시적 주파수 정책 필요…2.1GHz 대역 여유분으로 남겨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3G 데이터 트래픽 폭증은 사업자가 요금, 4G 투자로 해소해야 한다. 현재 남아있는 주파수 대역은 중장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통신사에 할당하지 말고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상반기 중 2.1GHz 주파수 할당과 관련한 원칙을 결정할 예정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2.1GHz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늘어나고 있는 트래픽을 해소하기 위해, 4G 투자용 등으로 노림수는 서로 다르다.
이에 방통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토론회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통신3사 중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주파수를 할당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요구에 따라 무조건 주파수를 할당하기 보다는 정부가 중장기 비전을 갖고 주파수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래픽 폭증, 문제 유발한 통신사가 책임져야”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18일 기자와 만나 정부가 무조건 사업자 요구에 대응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는 중장기적인 정책방향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래픽 폭증으로 통신사들의 주파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선 트래픽 폭증 원인부터 진단하고 그에 대한 문제는 1차적으로 통신사가 해결을 해야 한다. 주파수가 부족하다고 무조건 할당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부정책이 아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일부 헤비유저들 때문에 트래픽 과부하 현상이 심화된 만큼, 통신사가 요금제, 통신요금 상품 설계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2.1GHz 주파수가 인기가 많은데, 나중에 1.8GHz 대역도 새로운 쓰임새가 있을 수 있다. 지금 무조건 다 할당해 놓고 나중에 새로운 기술, 수요가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 정부가 일정부분 주파수를 가지고 있어야지 무조건 다 팔아버리는 것은 무책임한 정책이다.”
다만, 주파수를 할당하더라도 4G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양 위원의 주장이다.
“사업자가 발생시킨 문제에 대해 무조건 정부가 해결해서는 안된다. 3G가 한계에 봉착했으면 4G 투자를 통해 트래픽을 우회시키면 된다. 2.1GHz 주파수 역시 할당하게 된다면 LTE 등 4G용도로 한정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양 위원은 와이브로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우리가 스마트폰 시대에서 뒤쳐졌다면 4G 선투자를 통해 다시 한번 ICT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런데 방통위는 4G와 관련해 역할이 없다.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와이브로 투자를 강제하는 것이 옳은지, 와이브로와 LTE를 어떻게 융합시킬 것인지, 아니면 LTE로만 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LTE는 LTE대로, 와이브로도 어정쩡하게 가고 있다.”
“인위적인 통신요금 인하 안돼”
통신요금 인하와 관련해서는 인위적인 방안보다는 경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후생복지총량제 개념을 도입해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요금인하는 신규사업자 등장, 파격적인 선불카드가 해법이다. 무조건 요금을 내리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해서도 안된다. 요금을 몇 천원 내릴건지, 아니면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현재의 요금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만, 양 위원은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통신비와 문화비가 복잡하게 엉켜있는 만큼, 회계분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아울러 투자 때문에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통신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남겼다.
“연간 수조원의 이익을 내면서 요금 인하 여력이 없다? 그렇다면 요금인하로 이익이 얼마나 줄고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 얘기해야 하는데, 어느 통신사도 구체적인 수치를 들고오는 곳이 없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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