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게임

셧다운 통과, 게임업계 고민 더 커졌다

- 업계 분위기 ‘침울’…입법 추이에 따라 대응책 모색
- 모바일게임 셧다운 영향평가 두고 2년 뒤 논란 전망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만 16세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0~6시) 게임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가 지난 20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이변이 없는 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이어 국회 본회의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제사법위원회 김상법 입법조사관은 “셧다운제가 전체회의에서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국회 본회의에서도 일부러 막지 않는 이상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게임 셧다운 내용을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이달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6개월 뒤인 10월부터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고민 커진 게임업계 “입법 추이 지켜볼 것”=셧다운이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이후 온라인 게임업계 분위기는 침울 그 자체다. PC온라인게임이 우선 적용받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의 합의에 따라, 업계도 셧다운 통과는 예상했다. 그러나 셧다운이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자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이 침체된 분위기”라며 “건설적인 논의 없이 정치 논리와 부처 간 싸움에 따라 이런 결과가 나왔다. 업계의 목소리를 전혀 담지 못한 법안이다. 수백 개 업체가 청소년 유해물을 만드는 회사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법안이 아니다. 게임하는 것 자체가 법으로 금지된 것 아닌가. 게임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 향후 청소년 명의도용 이슈가 불거지면 업계에 그 화살이 돌아올 것이 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셧다운이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이상 업계는 향후 입법절차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임산업협회 차원에서 이후 나올 구체적 시행령에 따라 대응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청소년 보호를 위한 정책적 목표는 찬성이다. 문제는 목표달성을 위한 방법이다. 학계에서도 셧다운이 청소년 보호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고 해외에서도 도입했다가 실패로 끝난 바 있다. 정부가 청소년에게 다양한 놀이문화를 만들어주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방법이다. 기업에게만 청소년 보호 책임을 물릴 것인가.”라고 말했다.

◆셧다운, 시행 후에도 문제 소지 남겨=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합의를 통해 셧다운의 원칙적 규정은 청소년보호법에, 구체적 절차는 게임산업진흥법에 담았다. 게임산업의 규제기관이 둘로 나뉘게 된 것이다. 이 경우 두 부처가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사안인 경우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모바일게임은 2년간 셧다운 유예기간을 두고 종료 6개월 전 영향평가를 실시해 셧다운 여부를 결정한다. 평가절차는 게임법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평가를 할 때 두 부처가 협의를 통해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때문에 지금까지 두 부처가 벌여온 이견다툼이 모바일게임의 셧다운 적용여부를 놓고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황승흠 국민대 법학부 교수는 “규제를 두 법안에 나눠 담은 사례가 잘 없다. 4대강 쯤 되는 사업도 아니고 이렇게 규제를 나눠야 하나.”면서 “셧다운은 규제 이중성 문제와 위험성 실효성 등에서 수차례 문제점이 제기된 법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사위 통과가 예정된 청보법 개정안과 달리 게임법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전체회의 통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그러나 현재 문방위가 KBS 수신료 인상 등으로 격론이 이어지고 있어 게임법 개정안 통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법사위 일정도 이번 주에 끝나기 때문에 게임법의 이번 회기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 차단은 계속?=모바일게임은 PC온라인게임과 달리 셧다운 우선 적용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2년 뒤가 문제다. 영향평가에 따라 모바일게임도 셧다운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게임에 셧다운이 적용될 경우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 차단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2년 유예 때문에 글로벌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사후심의 제도는 마련됐으니 아쉬운 대로라도 오픈마켓을 열 준비를 해야 한다. 2년 유예 뒤에도 게임 카테고리 오픈이 안 되면 계속 그렇게 갈 것이다.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고 시장이 활성화돼야 과몰입 영향평가도 제대로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화부가 여성부와 격론을 벌여온 이유도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의 오픈을 위해서다. 그런데 셧다운 때문에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도 시장의 요구에 화답을 해야 한다”며 “정부도 업계가 혼선이 없도록 노력을 기울여 애플과 구글의 대답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