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능 높아진 덕에 멀티플랫폼‧고사양 게임 활성화 전망
- 셧다운제 모바일게임까지 영향 미칠까 업계 ‘근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2일(미국 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패드2를 공개했다. 게임업계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스마트 기기가 나올수록 판로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아이패드2의 등장이 반가운 것이다. 기기의 성능 향상에 멀티플랫폼 게임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국내 게임업계가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아이패드2가 국내에 들아와도 게임을 판매할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 글로벌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언제 열릴지 예측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논란이 끊이질 않는 셧다운(0~6시 게임 이용금지) 제도 역시 게임업계가 속병을 앓도록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패드2 공개, 멀티플랫폼 게임 본격화 전망=애플이 밝힌 바에 따르면, 아이패드2는 전작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최대 2배, 그래픽 성능은 최대 9배 높아졌다. 이 같은 성능 향상에 크게 반색한 곳은 게임업계다.
넥슨모바일의 이수현 팀장은 “아이패드2로 인해 멀티플랫폼 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기존 IP(지적재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는데다 성능까지 높아져 온라인게임도 스마트 기기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멀티플랫폼 개발사이자 글로벌 서비스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는 넥슨모바일에게 아이패드2는 분명 호재다. 대다수의 온라인게임사가 모바일 플랫폼 진출을 공언한 만큼, 올해 태블릿PC의 출현은 시장 활성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언리얼 게임엔진으로 유명한 개발사 에픽게임스 역시 성능이 대폭 향상된 아이패드2에 환영 의사를 표했다. 에픽게임스는 언리얼 모바일엔진으로 만든 ‘인피니트블레이드’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인피니트블레이드’가 선보인 그래픽 품질이 기존 게임보다 크게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 회사 정은희 마케팅 매니저는 “모바일 시장도 고퀄리티 비주얼에 대세가 되는 시장이라 보기 때문에 이번 아이패드2의 출현을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본다”며 “언리얼 모바일엔진에 대한 개발사들이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아이패드2나 소니의 NGP 등의 등장은 개발사나 소비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패드2, 나오면 뭐하나…“오픈마켓 언제 열릴지 모르는데...”=그러나 게임업계가 아이패드2의 등장에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아이패드2에 들어갈 게임을 국내에 판매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오픈마켓의 국내 게임 카테고리는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려면, 게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하지만 게임법이 통과된다 한들 애플이나 구글이 오픈마켓의 국내 게임카테고리를 다시 열지도 낙관하기 어렵다. 오픈마켓의 게임물까지 셧다운의 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넥슨모바일 이수현 팀장은 “회사도 올해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하려 하나 국내는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다”이라며 “새로운 기기는 자꾸 들어오는데 국내에 게임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사 컴투스 측은 “오픈마켓의 국내 게임 카테고리가 언제 열릴지 모르는데 셧다운제까지 게임법의 국회 통과 발목을 잡고 있다”며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과몰입 이슈에도 해당되지 않는데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것은 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잃게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일 법제처가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게임도 셧다운 대상에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명시된 인터넷게임이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을 통칭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같은 날 한국입법학회도 청소년 게임과물입 규제 관련 입법안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학부모 1000명 가운데 88%가 현재 자녀의 게임이용을 지도하고 있으며 강제적 금지보다 가정에서 자녀를 관리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인 셧다운제가 모바일게임을 포함한 원안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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