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사별 차별화 전략 본격화…삼성·LG·소니, ‘플러스 알파’ 경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이 급성장 하고 있다. 올해는 스마트폰 OS 점유율 1위 심비안을 제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인기는 대부분의 휴대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주력 OS로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는 것은 구글이 OS를 무료로 배포하고 생태계 활성화 지원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이 한 몫 했다.
하지만 OS가 같아지면서 제조사가 차별화 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드는 것은 단점이다.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주요 부품도 공통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회사 제품을 꼭 사야 하는 이유’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특히 이런 점은 이 회사가 뛰어나다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 화질·디자인 ‘강점’=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통신 업계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1(MWC 2011)’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에릭슨, 모토로라모빌리티, HTC 등의 차별화 전략의 방향이 공개됐다.
작년 ‘갤럭시S’를 전 세계 시장에 1000만대 이상 판매고 구글의 레퍼런스폰 ‘넥서스S’를 개발하는 등 1년 만에 안드로이드폰 시장 강자로 떠오른 삼성전자는 ‘화질’과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대표 제품은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S2’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S2의 장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화질‘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에서 가진 갤럭시S2 설명회에서도 상당 시간을 경쟁사에 비해 뛰어난 화질을 강조하는데에 사용했다. 갤럭시S2에 사용된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4’의 IPS LCD보다 ▲색상 표현력 52% ▲밝기 120배 ▲선명도 18%가 높다. 응답속도는 슈퍼 아놀레드 플러스 0.001ms, IPS LCD 25ms로 비교 자체가 안된다. 화소수는 IPS LCD가 높지만 설계 방식을 바꿔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강점인 초슬림 디자인도 빛을 발했다.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두께 8.5mm의 벽을 깼다. 삼성전자는 일반폰에서도 초슬림 부문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하단 안테나 수신부를 제외하고는 두께를 8.49mm로 줄였다.
이와 함께 기업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용 솔루션 차별화에도 착수했다. 시스코, 사이베이스 등과 손을 잡았다. 화상 회의, 원격 관리, 인터넷전화 등 안드로이드 OS 자체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 듀얼코어·3D ‘올인’=LG전자는 ‘듀얼코어’와 ‘3D’를 전면에 내세웠다. 안드로이드폰 시장에 상대적으로 늦게 진입했기 때문에 ‘뛰어난 기술력’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 다소 무리한 상용화라는 지적도 받았으나 세계 최초 자리를 위해 ‘옵티머스2X’를 작년 말 시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옵티머스2X는 SK텔레콤 전용임에도 불구하고 일개통 6000~6500대 수준을 올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경쟁사의 듀얼코어 스마트폰 신제품도 대거 공개됐지만 듀얼코어 자체를 강조하는 곳을 없었다.
세계 최초 3D 스마트폰 자리도 LG전자가 꿰찼다. 안경을 쓰지 않고 3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옵티머스3D’를 전시했다. 오는 5월 유럽부터 판매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장 박종석 부사장은 “3D 비용은 좋은 비용이다. 혁신성으로 앞서가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라며 “3D폰 가격 높게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3D의 활성화 시기에는 이견이 있지만 향후 3D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에는 모두 동의하기 때문에 ‘3D 스마트폰=LG전자’라는 공식을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최초로 만든 곳은 올림푸스였지만 지금 카메라 시장 점유율 1등이 아니 듯 3D 후광 효과가 판매로 연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D TV도 작년 장밋빛 미래를 예견했지만 기대만큼 판매가 받쳐주지 못했다.
◆소니에릭슨, 소니 DNA ‘이식’=소니에릭슨은 ‘소니 DNA’와 ‘게임’을 무기로 삼았다. ‘최고의 즐거움을 주는 스마트폰’이 모토다. 소니에릭슨은 작년 심비안을 포기하고 안드로이드폰을 주력 스마트폰으로 결정했다. 또 소니가 경영 외에도 기술 교류를 강화했다. 소니의 개발자가 소니에릭슨으로 파견을 나와 개발을 하는 형태가 아니라 소니가 가지고 있는 기술 자체를 모바일로 이식하는 작업을 본격화 했다.
지난 1월 선보인 ‘엑스페리아 아크’가 그 첫 제품이다. 엑스페리아 아크는 소니의 TV 화질 기술과 디지털카메라 화상 처리 엔진 기술을 적용했다. ‘모바일 브라비아 엔진’과 ‘엑스모어R 모바일 센서’를 내장했다. 생생한 화질를 구현하고 어두운 곳에서 촬영한 사진 품질을 끌어올렸다.
콘솔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경쟁력도 모바일로 옮겨왔다.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의 디자인를 본따고 플레이스테이션(PS)용 게임을 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폰 ‘엑스페리아 플레이’가 이번 행사에서 베일을 벗었다. SCE에서 출시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 수트’를 통해 PS용 게임을 즐기게 된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용 게임은 아직 단순한 수준이기 때문에 고품질 그래픽 등을 구현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콘솔게임에서 협력을 해왔던 EA 등 게임 제작사를 통해 3D 게임 타이틀을 수급한다.
◆모토로라·HTC, 방향성 정립 ‘아직’=모토로라와 HTC는 아직 그들만의 특색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회에서 모토로라와 HTC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강조했다. 모토로라는 이미 상반기 전략제품을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11’에서 공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HTC는 페이스북과 함께 만든 페이스북 스마트폰을 전시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아직 어느 제조사가 감을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반폰에서도 차별화를 위해 얇게 만드는 기술이 중요해졌던 시기가 있다”라며 “스마트폰에서도 두께와 무게는 중요해질 것이다. 제조사가 제품만 팔아서는 가치를 줄 수 없다. 지금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서로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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