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쇼핑서 저렴한 전용요금제로 소비자 유혹
- 무료 통화 적고, 데이터 상품 별도 가입해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근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가 홈쇼핑 등에서 공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자가 제공하는 사은품에 현혹되거나, 싸다고 무턱대고 가입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스마트폰을 공짜로 받기 위해서는 전용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지만 무료음성통화량이 기존 이동통신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은 물론,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다시 전용 요금제 추가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요금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KT망을 임대해 사업을 하고 있는 에넥스텔레콤은 CJ오쇼핑을 통해 3만4500원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LG전자 스마트폰 옵티머스Z를 공짜로 제공했다. 보통 3만5000원 요금제를 통해 공짜로 가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갤럭시A, 옵티머스Q, 옴니아시리즈 등 보급형이나 철이 한참지난 스마트폰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옵티머스Z의 경우 80만원 후반대에 1Ghz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장착한 나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여기에 에넥스텔레콤은 CJ오쇼핑에서 49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는 SK엔나비 내비게이션과 3만4500원 청소기도 공짜로 제공했다.
홈쇼핑서 판매되는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상당히 괜찮은 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꼼곰히 확인하지 않고 가입할 경우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에넥스텔레콤은 다른 이통사(KT)의 망을 임대해 사업을 하는 MVNO사업자로 KT 요금제가 아닌 에넥스텔레콤 자체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즉, 홈쇼핑서 에넥스가 제시한 3만4500원 요금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마트폰 35요금제와는 전혀 다르다.
3만5000원인 KT 스마트폰 요금제 i-슬림의 경우 무료통화 150분, 문자 200건, 데이터 100메가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반면, 에넥스의 3만4500원 요금제의 경우 월 50분의 무료음성만을 제공할 뿐이다. 여기에 보통 휴대폰의 경우 24개월 약정을 맺지만 에넥스텔레콤을 통해 옵티머스Z를 공짜로 받으려면 30개월 약정을 해야 한다.
100분 통화요금이 1만800원인 점을 감안하면 32만4000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구입했으면 당연히 무선인터넷을 사용해야 하지만 에넥스의 요금제에는 데이터 통화료가 포함되지 않았다. 별도로 가입해야 한다.
에넥스는 월 5천원에 100메가를 주는 단 1개의 데이터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100메가를 초과할 경우 살인적인 데이터 요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최근 스마트폰 유저들의 데이터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메가는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데이터량을 늘리고 싶어도 가입할 요금상품이 없다. 무선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거나 발신통화가 적은 가입자에게는 도움이 될 법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스마트폰을 쓸 이유도 없다.
여기에 KT망을 임대해 사업을 하고 있지만 KT의 와이파이존은 이용할 수 없고 내비게이션, 제휴카드 등 KT의 다양한 혜택도 누릴 수 없다. 별도의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부적인 사실을 모르고 단순히 공짜로 스마트폰을 제공하다고 해서 덜컥 가입할 경우 30개월 내내 고생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의식한 듯 70분에 걸친 에넥스텔레콤의 홈쇼핑 방송에서는 KT는 물론, 에넥스텔레콤의 이름도 나오지 않았다. 무료 음성 및 데이터 통화량에 대한 정보 역시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오로지 50만원이나 한다는 내비게이션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내용이 집중됐다.
통신사 관계자는 "별정 사업자의 경우 기간통신사 망을 임대해 별도의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기존 이통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자신의 스마트폰 이용패턴과 맞는지를 잘 살펴본 후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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