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IT조직 어떻게 재편되나②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 기자] 금융권은 방대한 IT조직을 가지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들의 IT인력은 수백명에 달한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최근 급격하게 국내 금융시장의 구도가 변화됨에 따라 IT조직도 그에 따른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차세대시스템 등이 지난 수년간 금융IT분야의 관심사였다면 올해는 IT조직의 변화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지주회사 체제하에서의 IT조직의 변화는 더욱 역동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통합 IT전략..."IT조직 통합부터" = 현재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KB금융지주, SC금융지주, 산은금융지주의 7개의 금융지주회사가 존재한다.
이외에 농협, 기업은행, 부산은행, 메리츠금융 등 많은 금융회사들도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올해 서두를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위기의 여파로, 만족할만한 수준의 IT투자를 진행하지 못했던 금융지주사들은 싱글뷰(Single View)로 대표되는 통합 IT인프라 구축을 앞으로 1~2년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KB금융그룹은 그룹 통합 CRM(고객관리시스템)인 'e-시너지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IT조직도 이같은 '통합형'조직으로의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지주회사들은 그룹내 IT자회사에게 그룹 전체의IT아웃소싱을 전담시키는 ‘IT세워드서비스 센터’전략을 올해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그룹의 경우, 650명에 달하는 국민은행 IT인력을 KB데이터시스템으로 전환시켜야하는 것이 사실상 올해의 최대 IT부문 현안 과제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월 중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완료했으며, 이제 남은 과제는 은행 소속 IT인력을 KB그룹내 IT회사인 KB데이터시스템으로 이동시키는 논의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금융지주 회장이 공석인데다 노조의 동의, 임금, 기타 복지 등 인사와 관련한 여러 항목이 하나의 결과물로 도출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여, KB금융그룹의 통합 IT조직 개편안은 올해 하반기쯤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지난해 5월초 차세대 프로젝트를 완료한 하나은행도 올해에는 기존 하나은행의 IT인력을 그룹내 IT자회사인 하나아이앤에스로 소속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이와 관련한 스케줄은 유동적이다.
다만 그룹내 IT조직이 모두 하나아이앤에스로 통합될 경우 IT인력 구조가 방대해질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비해 하나아이앤에스는 대외 사업및 공인전자문서보관소와 같은 신사업 발굴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외부사업에 뚜렷한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전통적으로 IT세어드서비스에 부정적이었던 신한금융그룹은 그룹내 IT회사인 신한데이터시스템을 통해‘시스템 운영’부문에 한해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생명 등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한 IT세어드 서비스센터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신한금융지주는 기존 시스템 운영부문의 효율성을 검증한 뒤 향후 시스템 개발 등 애플리케이션 부문 전체에 대한 IT아웃소싱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세상되지만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산업은행, 대우증권, 산은캐피탈 등을 거느리고 있는 산은금융지주의 경우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산업은행이 지난 2001년부터 토털 IT아웃소싱으로 전환했기때문에 그룹 통합형 IT조직으로 편제하는 것은 당분가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SDS와의 IT아웃소싱 계약기간이 2013년까지 남아있다.
농협의 경우는 신용과 경제사업부문을 분리하고, 그에 따라 지주회사도 각각 금융, 경제로 분리시키는 방안이 검토돼왔다. 농협도 만약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IT세어드서비스센터’ 전략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럴경우 IT자회사도 금융, 경제부문 따로 만들어야 한다. IT자회사가 2개를 만들어지는 데 금융회사의 경우 규정에 따라 타업종 IT자원 공유는 불가하기 때문이다.
IT조직의 구성은 기존 농협내 IT자회사인 농협정보시스템의 역할은 현재대로 유지시키되 기존 농협의 IT정보분사가 향후 농협 금융그룹 전체를 IT아웃소싱하는 NH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써 역할이 조정될 전망이다.
◆2금융권, IT비용절감-금융지주사 전환 염두... IT통합전략 대폭 강화 = 2금융권의 '통합 IT조직' 전략은 IT조직 운영의 효율성, 최적화, 그룹 차원의 IT비용절감 등 다양한 포석을 깔고 있다.
특히 은행을 주력으로 하고있는 기존 금융지주회사 체제에서는 그룹내 IT조직의 구조개편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과는 방향성에서 차이가 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예를 들어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 등이 주축인 메리츠금융그룹의 경우, 금융지주회사는 아직 출범하지 않았지만 그룹내 IT서비스회사인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IT아웃소싱 체제를 구축했다.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가 주축이돼 올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금증권의 차세대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화 금융그룹의 경우, 대한생명과 한화손보(제일화재와 합병), 한화증권 등 주력 금융회사의 IT조직은 이미 3년전부터 계열 IT서비스 회사인 한화S&C를 중심의 통합형 조직으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한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IT자원은 올해 11월 경기 죽전에 완공되는 통합데이터센터로 모두 통합될 예정이다.
이외에 동부그룹의 IT서비스회산인 동부CNI가 동부화재, 동부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IT통합지원 서비스 체제로 전환했으며, 이와관련 동부CNI는 올해 진행될 동부 금융계열사들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물론 '통합형 IT조직'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경우처럼,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한국IBM과 10년 장기 IT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사례에서 보듯 IT조직 운영의 효율성측면에서는 2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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