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는 일본계 프린터·복합기 업체입니다.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프린터 헤드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 업체는 한국오키시스템즈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5년 10월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 바 있습니다.
며칠 전 한국오키는 신년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내놓는 일반 소비자용 프린터, 복합기를 소개함과 동시에 올해의 목표를 알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실행 예정인 여러 활동을 여러 매체에 알리기 위함이었죠.
관련기사 참조 : 한국오키 “컬러 레이저 시장 10% 목표”
위 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이날 오키가 발표한 숫자는 ‘과장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오키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2007년 기준 컬러레이저프린터 시장에서 약 10%의 점유율을 기록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발표 현장에선 “A3 프린터 시장에선 1위에 근접한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오키는 이날 밝힌 숫자가 시장조사업체인 한국IDC의 조사 자료를 참조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한국오키의 발표 내용을 건네 들은 프린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뚱맞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 정도 점유율을 차지한 적이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프린터 시장이 레이저와 잉크, A4와 A3, 컬러와 흑백, 복합기와 프린터 등 매우 세밀하게 나눠져 있다 보니 업체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숫자를 집계해서 발표하곤 한다”며, “그러나 이건 명백한 거짓말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살펴보니 오키의 발표는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2007년 한 해 국내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 규모는 대수 기준 11만5000대 수준입니다. 한국오키는 3524대를 판매했습니다. 10%가 아닌 3% 수준입니다. 2008년, 2009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A3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선 1위에 근접한 2위라더니 2008년을 기준으로 보면 제록스, 한국HP에 이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제록스 4100여대, 한국HP 2300여대, 오키는 900여대를 팔았군요. 차이가 큽니다.
이에 대해 한국오키 측은 “IDC 자료를 참조한 것은 맞는데 과정상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발표 당일 오키의 점유율과 관련해 의혹을 가진 기자들이 질문을 해서인지 오키 쪽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매체는 많지 않았습니다만, 대대적으로 보도됐다면 거짓이 그대로 사실로 굳어질 뻔 했습니다. 다른 영역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겠지요.
한국오키 관계자는 “앞으로 자료 출처와 기준을 명백하게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한주엽기자 블로그=Consumer&Pros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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