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기획/2010년 금융IT혁신과제③] 채널통합시스템 고도화전략, 내년 금융권의 IT화두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9-12-01 00:15:23
2010년 금융IT 시장을 달굴 또 하나의 화두는 바로 ‘채널 통합’전략이다.
사실 채널 통합이 금융IT 분야에서 이슈로 부상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05년부터 고객정보 통합, 영업점과 인터넷·콜센터 등 다양한 고객 접점 채널의 효과적 통합을 위해 멀티채널아키텍처(MCA) 구축 열풍이 금융 IT 시장을 뒤흔든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구축된 MCA는 시중 은행의 경우 은행 고유의 업무만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현재 금융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2월부터 발효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은행 업무 외에도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연계상품을 영업점에서 취급하게 됨으로서 새로운 부분에 대한 통합 요구가 전사적, 또는 금융그룹 전체를 아우루는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에 구축됐던 시스템들이 각각의 상품시스템에서 조회할 수 있는 정도로 구축이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더 고도화되고 발전된 채널통합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증대되고 있다.
실제로 자본시장법통합법 시행 이후 금융회사들이 다룰 수 있는 상품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물론 지난해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국내 금융권은 복합금융상품을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는 등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때문에 보다 고도화된 개념의 채널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증권 연계 상품과 파생상품, 퇴직연금 등 각각의 상품은 역시 각각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스템 구조는 현업에서 고객에게 상품을 소개할 경우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치게 돼 효율성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최근 금융거래의 80%가 비대면거래로 이뤄지는 것에 반해 국내 영업점 수는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도 채널 통합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뒷받침 하고 있다.
지난해 불어닥친 금융위기 여파로 시중은행들의 영업점 통폐합이 이뤄진바 있지만 지급결제참여로 인한 증권사들의 점포 확대와 저축은행의 점포 확대 등으로 금융권의 오프라인 점포수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조사에따르면 2004년 6528개였던 시중은행 영업점 수는 2008년에는 7632개에 달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딜로이트컨설팅의 조사에 따르면 금융정보와 상품구매를 위한 은행 채널의 선호도는 아직도 영업점이 각각 48%와 67%에 달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단순 조회와 입출금거래 등 금융거래는 비대면채널로 무게의 추가 기울고 있지만 고객 상담이 필요한 금융상품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중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영업점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점은 오퍼레이션 센터에서 이제 상품 판매를 위한 세일즈와 서비스 센터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채널 통합이 말처럼 쉬운 문제만은 아니다. 채널 통합은 내부적으로는 후선 업무의 통합과 이를 보여주는 영업 시스템의 UI 통합이 우선된다. 또한 고객 관리를 위한 고객 데이터 통합까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불완전판매 등 고객 고지 의무가 강화되면서 이를 한 화면에서 창구 직원에게 보여 줄 수 있는 통합 데이터의 유무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채널 통합은 상당히 방대한 시스템을 건드려야 하는 문제다. 기존에 구축돼 있는 파생상품시스템, 국민연금시스템, 투자업무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에 걸쳐 통합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골치아픈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SI업계 등 IT업계에서는 각각의 시스템에 통합을 위한 커스터마이징 노력을 기울이는 것 보다는 통합을 쉽게 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이 위에 각각의 시스템을 올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각각의 시스템을 다시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하는 등 어려운 점이 있을수 있지만 프레임워크 기반하에 시스템을 다시 셋팅하는 것이 향후 발생되는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나은 방안이라는 것.
IT서비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레임워크 기반의 채널 통합은 사실 근본적인 시스템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라며 “우선 창구직원에게 보여지는 UI만을 통합하는 등 대안도 있을순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선 이러한 채널 통합이 오히려 현업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손보사와 생보사간 데이터 통합 작업에서 보듯 상이한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해 한 화면에 보여준다는 것이 실제 프로젝트에선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고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IT서비스업체들이 채널 통합을 2010년 주요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에 대한 기술과 프로세스 적용을 고민하고 있어 보다 간편한 방식의 채널 통합 방법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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