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비게이션 업계의 주요 관심사는 단연 와이브로와 결합된 통신형 제품이다. 팅크웨어, 엠앤소프트, 포인트아이 등 주요 내비게이션 및 전자지도 제조업체가 KT와 제휴를 맺고 통신형 내비게이션을 출시하기 위해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일정보다 다소 지연되긴 했으나 업계에 따르면 오는 8, 9월 안으로 이들 내비게이션을 소비자가 직접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통신형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 정보는 물론, CCTV 교통 영상과 날씨, 운세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메모리카드를 PC에 꽂아야만 받아야 했던 안전운행 정보도 와이브로망을 통해 받을 수 있다는 게 이들 업체가 말하는 통신형 내비게이션의 장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러한 통신형 내비게이션이 주는 효용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파인디지털의 경우 당장 월 1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통신형 내비게이션이 돈 값을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DMB 채널을 통해서도 실시간 교통 정보 및 날씨, 안전운행 정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DMB 채널을 통해서도 유가정보 및 교통정보, 뉴스 등 각종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며 “특히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DMB 채널의 대역폭을 지금보다 두 배 가량 높일 것으로 정한 만큼 와이브로 없이도 양질의 정보를 내비게이션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디지털은 DMB 채널을 통해 온라인 유가정보 사이트 오일프라이스와치의 기름값 정보를 자사 내비게이션에 뿌려주고 있다.
하반기에는 안전운행 업데이트 파일을 DMB 채널을 통해 전달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개발 중이다.위성의 궤도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파일을 DMB 채널을 통해 내비게이션에 전달, GPS 초기 수신률을 높여주는 파인GPX 특허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팅크웨어 등 통신형 내비게이션의 개발 참여 업체는 파인디지털과 생각이 다르다. DMB보다 와이브로의 속도가 훨씬 빠르고 인터넷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콘텐츠 및 서비스 개발 여부에 따라 발전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또 DMB가 단방향인데 반해 와이브로는 양방향이라는 데 의미를 크게 두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DMB 채널을 통한 정보 제공은 현재 모든 업체들이 하고 있는 부분이고, 속도나 활용 가능성에서 둘은 비교 대상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물론 현 시점에서 보자면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앞으로의 방향이 이게 맞는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재미있는 건 파인디지털은 추가 비용 없이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를 배려했다고 말하는 반면, 통신형 제품을 개발 중인 업체는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소비자를 배려했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형 제품이 앞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임에는 틀림 없고, DMB 채널을 이용하는 것도 현재로선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며 “결국 선택은 소비자가 직접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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