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께 면에서 맥북 에어와 경쟁,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장점
애플이 지난해 발표한 맥북 에어는 초슬림 노트북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미려한 디자인, 면도날처럼 얇은 두께, 전자제품 마니아라면 누구라도 혹할 특유의 사과 모양 로고. 애플 제품을 사랑하는 누군가는 맥북 에어를 구입하기 위해 지갑에서 270만원(최저사양 가격)을 주저 않고 꺼냈을 것이다.
물론, 맥북 에어가 완벽한 제품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유선랜 포트 부재, 메모리 업그레이드 및 배터리 교체 불가, 단 1개의 USB 포트 등. 꼼꼼하게 따져보면 확장성 면에서 융통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노트북 시장의 초슬림 열풍은 맥북 에어에 의한 것이 맞다. 이를 부정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맥북 에어가 나오고 일년 가량이 지난 현재 델, 아수스, MSI 등의 PC업체는 경쟁적으로 얇은 두께를 가진 노트북을 내놓고 있다. MSI가 28일 선보인 X-슬림 X340도 그러한 초슬림 노트북이다. 부위별로 두께가 다른 이 제품은 가장 얇은 곳이 0.6cm, 가장 두꺼운 곳이 1.98cm로 매우 얇다. 맥북 에어와 비교하면 각각 0.2cm, 0.04cm가 두껍지만 무게가 1.2kg으로 1.36kg의 맥북 에어보다 가볍다.
둘 다 얇기 때문일까. 순백색 X340을 얼핏 보면 맥북 에어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과 모양 로고가 'MSI'로 바뀐 것을 빼면 전원을 넣었을 때 로고 뒤 라이트에 불이 들어온다는 점도 동일하다. 화면 크기도 같은 13인치형으로 전반적으로 맥북 에어와 꼭 닮았다. 그렇지만 들고 다니며 어디선가 노트북을 펼쳤을 때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다. 맥북 에어는 아니지만 폼이 날 것 같다.
사실 따져보면 다른 점이 더 많다. 우선 재질. MSI X340은 상하판이 플라스틱이다. 상판은 손때를 덜 타는 유광 코팅으로 마무리했다. 플라스틱을 썼기 때문에 알루미늄 재질의 맥북 에어보다 가벼운 것이다. 가벼운 건 좋지만 고급스럽기로 따지면 알루미늄이 낫다. 힘주면 그대로 휘어질 것 같은 얇은 노트북의 특성을 고려했다면 보다 강한 재질을 썼어야 했다. 맥북 에어나 델 아다모가 괜히 알루미늄 재질을 쓴 게 아니다.
물론 이 제품의 가격을 생각하면 값싼 플라스틱 재질 썼다고 나쁜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X340은 값비싼 초저전력(ULV) CPU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130만원이다. 경쟁 제품이라 할 수 있는 맥북 에어, 델 아다모의 절반 가격인 셈이다. 게다가 2개의 USB 포트, 마이크 및 헤드폰, D-SUB 등 확장성도 괜찮은 수준이다. 각종 AV 장치와 연결하기 편하도록 HDMI 포트도 마련해뒀다.
쌍자음 칠 때 불편함이 예상되는 짧은 오른쪽 시프트키, 일반적인 제품보다 더 오른쪽에 위치해 치기가 불편한 ‘한/영’ 키, 삽입 의도가 불명확한 두 개의 ‘\’ 키가 거슬리긴 하지만 타이핑 감도 나쁘지 않다. 키 사이 간격이 넓은 애플 특유의 키보드와 비교할 수준은 못되지만.
전반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잘 빠진 제품이란 느낌이다. 다만 이런 초슬림형 노트북을 구입하는 이들이 실용성보단 감성적인 측면의 자기만족을 더 중요시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MSI코리아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맥북 에어와 경쟁한다는 데 고개를 끄덕여야지 '피식' 웃어버리면 곤란한 것 아닌가.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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