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티쓰리의 한빛소프트 인수 3가지 문제점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8-05-19 18:46:58
공시위반·사전 정보 유출·판권 논란 등 의혹 제기돼
댄스게임 오디션을 개발한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한빛소프트를 인수했다.
한빛소프트의 경영진은 김영만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경질된다. 김영만 대표는 지분 대부분을 이번 과정에서 매각했다. 박춘구 한빛소프트 부사장도 마찬가지다.
중장기 성장동력이 필요했던 한빛소프트와 대형 퍼블리셔로 발돋움을 원했던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요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것이 양사의 설명이다.
19일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한빛소프트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이번 계약과정은 공시위반·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되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돼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인수에 관련된 공정공시 이전 특정매체 기사를 통해 티쓰리엔터테인먼트 김기영 대표는 한빛소프트 인수 사실을 밝혔다. 공정공시 위반이다.
공정공시 제도는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생긴 제도. 경영상 주요 사실을 공시를 통해 제일 먼저 공표하게 하는 것을 통해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공시 이전 그 사실을 공개발표하면 처벌을 받게 돼있다.
사전 정보 유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의 경우 주가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막판까지 정보공개를 미루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 하지만 한빛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장 시작 초반부터 상한가로 직행했다. 공시 이전에 이미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른 셈이다. 주식 관련 사이트에서는 이 문제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댄스게임 '오디션'의 퍼블리싱이 당장 한빛소프트의 게임포털 '게임온'에서 진행될 듯한 내용의 발표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날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가 보유한 게임 콘텐츠를 전량 한빛온을 통해 서비스한다는 기본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디션의 퍼블리싱 권한은 예당온라인이 보유하고 있다. 오디션1은 전세계 판권을 오는 2010년까지, 오디션2는 상용화 후 3년간 국내 중국 대만 일본 등지에서 독점권을 갖는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중 현재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게임이 '오디션'밖에 없는 상황에서 충분히 오해를 살만한 발표인 셈이다.
당장 예당온라인의 주가가 영향을 받았다. 장중 한때 하한가로 추락했다. 예당온라인은 부랴부랴 오후에 판권 관련 정보를 알렸지만 주가는 전일대비 8.4% 떨어진 1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새로운 사업 제휴와 인수를 통해 성공을 자신하는 태도를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투명한 정보제공과 관리는 투자자에 대한 상장사의 최소한의 의무다. 이번 일이 일부의 '돈놀이'가 되지 않았나 싶어 씁쓸하다. 한 번 떨어진 신뢰도는 회복하기 정말 어렵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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