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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W 2025] 델이 선택한 한국 스타트업…엘리스그룹, GPU 인프라 국산화 도전

[인터뷰] 엘리스그룹 김재원 대표

2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DTW 2025)’ 행사에서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2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DTW 2025)’ 행사에서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GPU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너무 비싸다.” 이는 고성능·고비용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든 기업들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가 필수지만, 설치·전력·냉각·운영에 드는 비용과 기술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 엘리스그룹은 바로 이 지점에서 해법을 찾는다. AI를 활용하고 싶지만 GPU 인프라가 없는 기업과 기관들을 위해 손쉽게 설치·운영하는 ‘모듈러 데이터센터(DC)’를 만들어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며, 특히 글로벌 AI 인프라 선도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안정적인 AI 인프라 환경 구현에 힘을 쓰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DTW 2025)’ 행사에서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엘리스그룹은 학습용 데이터의 저장, AI 모델 학습을 위한 온디맨드 서비스, 그리고 추론 기반 서비스까지 3가지로 요약되는 GPU 기반 AI 인프라에 집중해 계속 유즈케이스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으로 출발한 엘리스그룹은 최근 고성능 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엘리스 AI 이동형 모듈러 데이터센터(Elice AI PMDC)’와 AI 특화 클라우드 ‘엘리스 클라우드’를 선보이며, 공공과 민간 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인프라 전문기업으로의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김재원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지어진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랙당 전력 공급이 평균 2~4킬로와트(kW) 수준에 불과한데, 최신 GPU는 기본적으로 랙당 10~20kW 전력이 필요하고 그마저 엔비디아 B200 같은 고사양으로 넘어가면 훨씬 더 높은 전력이 요구된다”며 “일반 데이터센터에선 랙 크기에 비해 공간이 많이 남는 비효율이 생기는데, 정작 비용은 전체 임차 비용으로 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엘리스그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컨테이너 형태로 효율적 공조 설계를 적용한 자체 모듈형 DC를 개발해 제공 중이다. 최근 3~4년간 4차례의 버전업을 거쳐 현재 수랭식이 가능한 B200을 탑재한 설계까지 완료하고 제작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이러한 모듈러 DC는 엘리스그룹의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엘리스 클라우드’와 연동해 운영되고 있다. 이는 AI 교육과 공공서비스에 최적화된 GPU 클라우드로, 특히 모듈러 데이터센터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클라우드보안인증제(CSAP) IaaS 인증을 통과했다. 최근 이용기관 수는 6개월 만에 9배 성장했으며, 교육부 산하 연구기관을 포함해 다수의 공공기관과 대학교 및 스타트업들이 활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엘리스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델 테크놀로지스의 초청으로 한국 대표 고객 자격으로 참가했다. 행사 둘째날인 이날 아시아태평양·일본(APJ) 미디어 간담회에서 유일한 APJ 지역 AI 스타트업 협력 사례로 소개됐으며, ‘델 파워엣지 XE9680’ 서버 등 고성능 AI 워크로드를 위한 델의 주요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엘리스그룹의 모듈러 DC 프로젝트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델 인프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모듈러 DC는 발열이 심하고 전력 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열 제어가 굉장히 까다롭다”며 “여러 벤더의 서버를 사용해봤지만 델 서버는 그 중에서도 모듈러 DC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견고한 서버 중 하나였고, 동시에 서비스 측면에서도 설치는 물론 고개의 GPU 운영을 델의 현장 엔지니어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김 대표는 “GPU 서버는 워낙 고가 장비라 만약 이상이 있을 경우 대응이 쉽지 않은데, 타사 대비 델은 제품 자체가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24시간 이내 즉각적인 지원과 비즈니스 파트너 생태계가 구성된 것이 차별점”이라며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총소유비용(TCO)을 감안하면 합리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DTW 행사에서 의미 있게 느낀 부분은, 우리가 굉장히 잘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는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한국 기업이 얼마나 잘하겠냐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 DTW에서 확인한 AI 팩토리, 에코시스템, 데이터와 스토리지 등 최전선의 기술 요소들을 엘리스그룹도 함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성비를 갖췄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델의 하드웨어 인프라에 엘리스그룹이 GPU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4년간 개발한 소프트웨어 클라우드가 결합한 형태로, 나름의 독자적인 구축을 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국내에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사실 어느 정도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국산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기존 국내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들의 어려움도 있지만, GPU 영역까지 뺏길 순 없기 때문에 우리가 모듈러 DC를 통해 좀 더 혁신적인 시도를 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엘리스그룹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2조원 규모 민관합작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에도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엘리스그룹은 해당 사업에 삼성SDS·네이버·삼성전자·엘리스그룹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AI는 인터넷 이후 또 한 번의 변곡점인 만큼 국가가 당연히 앞장서주길 바라고 있다”며 “(국가AI컴퓨팅센터 관련해)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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