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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성·보스, 하이엔드 오디오 판 흔든다…글로벌 오디오 시장 '빅딜 시대' 개막

고급 오디오 시장, 대자본에 재편 중… '브랜드 철학' 유지 여부 촉각

삼성 하만,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문 인수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글로벌 홈오디오 및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주요 오디오 기업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인수 및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의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7일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HARMAN)을 통한 미국 마시모(Masimo) 오디오 사업부 인수와 최근 보스(Bose)의 맥킨토시(McIntosh) 인수는 거대 자본을 중심으로 한 오디오 업계 패러다임 변화의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홈오디오 시장은 스마트홈 기술의 발전, 고해상도 오디오 콘텐츠의 증가, 음성 비서 통합 등의 요인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리서치앤마켓츠의 '홈 오디오 장비 시장 보고서 2025'에 따르면 홈오디오 시장은 2025년 약 460억 달러(한화 63조원)규모로 예상되며, 2029년까지 737억 달러(한화 10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전자 제조 산업의 확장과 중산층의 증가로 인해 주요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하만은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디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확보하게 되었다 . 하만은 연이은 인수를 통해 기존의 JBL, AKG, 하만카돈 등과 함께 고급 오디오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스마트폰, TV, 가전제품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디오 시장에서의 인수합병 빅 딜은 지난해 말 보스(Bose)가 시작한 바 있다. 2023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약 30억 달러(한화 약 4조 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해 온 보스는 2024년 말 맥킨토시 그룹을 인수하며 고급 오디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맥킨토시 그룹은 매킨토시(McIntosh),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급 앰프, 스피커, 턴테이블 등에 집중되어 있다. 보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동차 오디오 분야에서도 매킨토시의 기술력을 활용해 고급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 하만과 보스의 인수 전략은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하만을 통해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보해 스마트폰, TV, 가전제품 등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보스는 맥킨토시 그룹 인수를 통해 고급 오디오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접목시키고, 자동차 오디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만의 카오디오 시스템을 실제 경험할 수 있는 차량 데모 시연

삼성 하만과 보스의 행보가 자동차 오디오 등 이른바 전장 사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가정용 오디오 장비 시장 규모는 향후 몇 년 동안 급속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앤마켓츠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에는 737억 8000만 달러(한화 102조 967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은 12.5%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홈오디오 시장은 스마트 기기를 통한 가정 내 연결성 증가, 고해상도 오디오의 성장, 음성 비서의 인기 상승, 프리미엄 오디오 경험 확대를 등에 업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물론 시장 절대 규모 측면에서는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시장이 훨씬 더 크고 안정적인 분야다. 하지만 성장률(CAGR) 측면에서는 홈오디오/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시장이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이 주요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사업 분야는 2025년 3076억 달러, 2034에는 6474억 달러로 연평균 8.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오디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12.5%보다 낮지만 시장 규모는전장사업이 2025년 기준 약 6배 이상 큰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오디오/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는 자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경험 강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가 전장 시장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 하만과 보스 모두 홈오디오/라이프스타일과 전장사업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향후 사업 성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바워스앤윌킨스 노틸러스

한편 이번 인수가 기존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표면적으로 바워스앤윌킨스, 데논, 마란츠 등 전통적인 하이파이 브랜드들이 하만의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있다. 특히, 삼성의 스마트폰, TV, 가전제품 등과의 통합을 통해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하이파이 제품과 스마트홈의 연결을 통해 각기 다른 하이엔드 제품의 표준화 등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부 오디오 애호가들은 대기업의 인수로 인해 브랜드 고유의 음질 특성과 철학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바워스앤윌킨스, 매킨토시, 소너스 파베르와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의 경우, 기존의 사운드 철학과 디자인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가 홈오디오/라이프스타일 오디오와 결합될 경우 하이엔드가 추구하는 음질에 대한 철학과 고집 등이 희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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