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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원 시장’ 대만에 韓 성공 방정식 이식하는 쿠팡…로켓배송망 강화

인기상품군 500% 늘리고 직고용 배송인력 ‘쿠팡프렌즈’ 모집 시작

[ⓒ쿠팡]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 1분기 매출 11조4800억원대를 기록하며 20%대 성장세를 이어간 쿠팡Inc의 대만 로켓배송 사업 투자 시계가 점차 빨라지는 모습이다. 올 1분기 로켓배송 모델 핵심 요소인 자체 직매입 물류센터 확보와 와우 멤버십 론칭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각광받는 코카콜라와 펩시 등 상품군을 6배 늘렸기 때문이다.

최근엔 쿠팡이 한국에서 유통업계 최초로 시작해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자체 배송체계인 ‘쿠팡친구’를 모집하며 대만 자체 배송망 강화에 나섰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쿠팡이 대만에 진출한 지 2년 반 만이다. 사실상 대만도 한국과 같은 ‘로켓배송 시스템’을 갖추게 된 셈이다.

◆코카콜라부터 대만 현지 식품 대기업까지 ‘로켓’ 탑승…와우 고객 지출 확대=쿠팡Inc는 7일(한국시간) 1분기 연결실적 발표에서 매출 11조4876억원, 영업이익 23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고, 영업이익은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4분기(4353억원)보다 적고 2023년 3분기(1940억원)보다 소폭 높게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1분기 0.6%에서 2%로 소폭 올랐다.

무엇보다 대만 로켓배송 사업이 중심이 된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매출은 1조5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해 눈길을 끈다. 이날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대만 로켓배송 사업 현황과 미래에 대해 거듭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그는 1분기 코카콜라·펩시·P&G·유니참 등 글로벌 브랜드와 대만 현지 브랜드와 직접 관계를 구축했고, 대만에서 서비스되는 상품군이 500% 가까이 확대됐다고 발언했다. 김 의장은 이날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대만 고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며, 재방문 빈도와 지출금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대만 시장에 투자를 지속할수록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만 쿠팡 앱을 살펴보면, 코카콜라와 펩시 등 상품들이 로켓배송되고 있다. 이밖에 대만의 주요 식품 대기업으로 손꼽히는 통이푸드(統一企業), 웨이취안(味全), 광취엔(光泉), 이두(義美)의 로켓배송도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즉,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우유 등 유제품부터 냉동식품, 컵라면, 디저트류까지 쿠팡의 직매입이 시작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으로 따지면 농심이나 빙그레, CJ제일제당급의 대만 식품 브랜드들이 쿠팡과 손을 잡은 것”이라며 “쿠팡이 아직 대만에선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라고 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쿠팡은 현지 인기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쉬바(SHEBA), 푸서우(福壽) 등의 고양이·강아지 사료 등도 공급하며 카테고리 저변 확대에 나섰다. 대만 농업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대만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약 30%로 가구당 평균 동물 수는 2.1마리에 이를 정도로 관련 쇼핑 수요가 높은 편이다.

또한, 이날 김 의장은 대만 와우 멤버십으로 회원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에서 와우 멤버십은 올 1분기 출시됐는데, 월 59만대만달러(약 2600원)에 무료 로켓배송과 30일 이내 반품 등 혜택을 제공 중이다.

멤버십 도입 이전엔 대만 쿠팡에서 490대만달러(약 2만1500원) 구매 시 무료 로켓배송이 가능했었다. 그는 “한국 와우 멤버십처럼, 대만 회원들에게 엄청난 가치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 없음. [ⓒCLS]

◆대만서도 ‘쿠팡친구’ 모집 시작…업계 “로켓배송 단기간 이식, 투자 활성화 나선 듯”=상황이 이렇자 유통업계에선 쿠팡이 대만에서 단기간에 로켓배송을 이식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기 상품군의 빠른 배송을 늘려 충성고객을 공략하는 한편, 물류 운영 역시 한국과 비슷한 스피드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현지 업계에 따르면, 쿠팡Inc는 지난달부터 한국의 직고용 배송인력인 ‘쿠팡친구’와 같은 ‘쿠팡프렌즈’ 모집을 대만에서 시작했다. 대만 신베이시 투청구·우구구, 타오위안시 구이산구·양메이구, 타이중·가오슝 일대 등에서다. 수도 타이베이가 있는 대만 최북단부터 가오슝이 위치한 최남단까지 로켓배송을 수행할 배송인력 직고용에 나섰다.

이를 두고 쿠팡이 한국처럼 배송 인력을 자체 내재화하는 테스트를 현지에서 시작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밖에 물류센터 입출고와 현장운영을 비롯, 물류센터와 최종 배송지 중간 다리 역할을 할 배송 캠프도 가오슝·타오위안시·타이중시에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한국에서 2014년 로켓배송 진출 이후 이듬해에 본격적으로 쿠팡맨 직배송직 고용을 늘려 익일배송 가능 지역이 크게 늘어났었다. 대만에서도 배송인력을 직고용하는 방향으로, 배송 스피스와 지역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Inc는 대만 진출 이후 최근까지 50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현지 물류 인프라 구축과 상품 판매 등에 투입했다. 대만 자유 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2023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1년간 4800억원(106억4100만대만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승인했다.

현재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2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3호 풀필먼트센터 운영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대만 인구가 2300만명에 이르고, 전체 소매산업 규모(4조5760억 대만달러·200조원)가 큰 만큼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3조원 추가 투자를 포함하면 쿠팡은 2026년까지 9~10조원을 한국에 투자한다”며 “대만 시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쿠팡의 대만 투자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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