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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보란듯 '내부통제 강화' 총력전… 우리금융·신한투자증권, 초조한 4월

ⓒ우리금융과 신한투자증권
ⓒ우리금융과 신한투자증권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주요 은행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금융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와 신한투자증권이 내부통제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를 대거 물갈이하는 등 이미 쇄신 의지를 밝혔고, 신한투자증권은 금융사고가 터질 시 모든 임원의 성과급을 삭감하겠다고 공언했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각각 '보험사 인수(M&A)'와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이라는 숙원 사업을 마무리 하기위해 금융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통제' 문제는 승인을 앞둔 금융위의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두 회사에겐 긴장되고 초조할 수 밖에 없는 4월이 지나고 있는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우리금융은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내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또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하고 감사위원회 구성원 전원을 물갈이하는 안건 또한 통과시켰다.

앞서 작년 12월 우리금융은 그룹 윤리경영·경영진 감찰 전담 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한 바 있다. 이어 올해 1월엔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 정보 등록제도'를 도입했다. 대출을 포함하는 계열사에서 임원 친인척이 대출을 받을 경우, 여신감리부서로 신청 사실을 자동적으로 통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 또한 자체적인 내부통제 대책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이달 1일부터 팀장(부부장)급 대상 의무 휴가제도인 '블록 리브(Block Leave)'를 시행했다. 임직원에게 10일 이상 장기 휴가를 제공해 재충전 기회를 부여하고, 은행은 휴가자를 대상으로 비리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신한투자증권도 우리금융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2일 신한투자증권은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모든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기로 했다.

특정 임원에게 책임을 한정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다. 강력한 집단 책임을 물어 금융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부서 평가도 내부통제 중심의 평가가 진행된다.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 비중을 대폭 늘리고, 내부통제가 미흡하면 평가 점수와 상관없이 성과평가 최저 등급까지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또, 성과 우수 부서 및 직원을 포상하는 연말 업적 평가 대회에 내부통제 플래티넘 부문이 신설된다. 내부통제 관련 미들·백 오피스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두 금융사가 유독 내부통제 강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금융사고로 인한 내상이 적지않고, 그것을 극복하기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기때문이다.

작년 8월 우리금융의 전임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바 있다. 같은 해 10월, 신한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과정에서 130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공시했다.

또한 '내부통제 강화'는 두 회사의 숙원 사업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우리금융은 오는 24일 금융위에서 열리는 3차 안건 소위를 기다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것이 적합한지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감독규정에 의하면, 경영실태평가에 있어 3등급을 받은 우리금융은 두 생보사 인수를 할 수 없다. 그러나 금융위가 재무 건전성 개선, 내부통제 보완 등 조건을 달아 인수합병(M&A)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초대형 IB 도전을 위해 올해 하반기 발행어음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한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통해 발행하는 어음으로, 만기는 1년 이내다. 자기자본의 2배까지 판매할 수 있으며, 발행 절차가 간단해 자금 조달에 용이하다.

이 사안 역시 금융위가 인가를 내줄 때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내부통제 등을 심도 있게 따져 본다. 결국 두 사안 다 내부통제 강화가 당국에 '어필'할 수 있는 해결책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통상 금융사가 체급을 키울 때 내부통제 문제가 회사 경영을 악화시키지는 않는지 등을 판단한다"며 "물론 우리금융과 신한투자증권이 대외적인 비판을 통감해 내부통제에 드라이브를 건 것도 있지만 숙원 사업 또한 무시 못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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