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AI 패권 경쟁이 가속하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들은 생존과 도약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토종 AI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들의 도전과 협력 그리고 그들이 체감하는 산업 환경과 정책적 과제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전자제품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알려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가라는 말이 있듯, AI 산업 현주소를 보려면 '엔비디아 GTC'를 찾으라는 말이 있다. 2019년 처음 GTC에 갔을 때와 비교해 올해 행사는 참관객 수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정보기술(IT) 산업 전체가 인공지능(AI)을 향하고 있는 지금, 엔비디아가 그 중심에 서 있다는 게 체감됐다."
신정규 래블업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2015년 설립해 올해 10주년을 맞은 래블업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플랫폼 기업이다. '백엔드닷에이아이(Backend.AI)'라는 엔터프라이즈 플랫폼 운영 솔루션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관리하고, 그 위에서 AI를 개발하거나 서비스하는 오퍼레이팅 플랫폼을 만든다.
AI 인프라 매니지먼트 역할로서는 국내에서 유일한 데다 해외에서도 유의미한 경쟁사가 손에 꼽힌다는 게 차별점이다. 2020년부터 매년 흑자를 이어왔으며 작년은 50억대 매출을 냈다. 이르면 연내 기업공개(IPO)도 나설 계획이다. 올해 래블업은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까지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을 꾀한다.
이를 위해 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신정규 CEO는 "미국은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스케일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지는 중"이라며 "다양한 스케일 AI 인프라와 GPU 클라우드를 가지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을 넓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래블업은 지난달 17~21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5에도 참여했다. 슈퍼 컴퓨팅 컨퍼런스(SC)와 함께 가장 많은 고객사와 파트너가 몰리는 국제 행사인 만큼, 2019년부터 벌써 7년째 참가 중이다. 2021년에는 전 세계 18개사만이 파트너로 등재된 엔비디아 'DGX 플랫폼'에 아시아 기업 중 최초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번 GTC 행사 기간 래블업은 ▲클라우드 내결함성 솔루션 'Backend.AI 컨티뉴엄'과 ▲엔비디아 가속 컴퓨팅으로 구동되는 '개인 슈퍼컴퓨터용 Backend.AI'를 정식 공개했다. 래블업은 미국 내 여러 잠재 고객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금융 및 헬스케어 산업을 중심으로 빠른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신 CEO는 올해 GTC의 전반적인 인상에 대해 "매년 GTC에서 엔비디아가 중장기 목표를 조금씩 밝혔지만 올해처럼 공격적인 로드맵을 던지는 건 오랜만"이라고 전했다. 예컨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027년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루빈 울트라'는 한 서버당 576개 GPU가 탑재된 'NVL576'을 구현할 예정이다.
신 CEO는 "최대 600킬로와트(kW) 전력이 필요하다는 건 2년 안에 전기 밀도를 150배 높여야 한다는 의미"라며 "현재보다 최소 두 번은 더 고도화를 거쳐야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출시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나머지 유관 업체들이 거기에 맞춰야 한다"며 "과거 인텔이 그랬듯이 엔비디아도 이러한 로드맵을 주도해 시장 확신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 공동 창립자인 고든 무어는 1965년 '무어의 법칙(반도체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양이 18~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을 처음 제시했다. 이후 반도체 데이터 용량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과 PC 대중화 시대가 열린 바 있다. 신 CEO는 "다른 분야 IT 업체들이 엔비디아 목표에 부응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지만, 인텔 전성기 때처럼 엔비디아 역시 향후 모든 IT 기계에 자사 GPU가 들어가리라 전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AI 산업이 빠르게 진화하는 가운데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는 딜레마에는 "기회이자 위기"라며 "미래를 예단할 수 없어 재미있는 시기"라고 답했다.
신 CEO는 "AI 관련 자원이 많아질수록 인프라 및 관리 수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장점"이라면서도 "공급자로서는 고객이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빠른 데 따른 대응이 어렵다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AI 분야가 아무리 빨리 발전한다고 해도 사회 변화에는 고통이 늘 따른다"며 "직업 자체를 잃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현재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의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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