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지난 7일 연세대학교-IBM 양자컴퓨팅 파트너십 결실인 ‘연세퀀텀컴플렉스’ 개소식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 이 자리에선 양자컴퓨터에 투입되는 학교 예산과 5년 계약 기간 예상되는 과학적 발전 정도에 관한 질문이 제기됐다. 연세대 학보사 질문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학교 재정 문제와 연결돼 있었다.
질문에 대한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 대응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비용에 대한 직접적인 수치를 언급하기보다 대학의 존재 이유로 답변을 갈음했다. 대기업들이 양자컴퓨터를 도입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에겐 이윤 창출이 최우선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수익성 있는 기술 도입을 선제적으로 고려하는 반면, 대학은 다른 가치 체계를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학은 존재 이유가 명확히 다르다”며 “대학은 어떤 이윤을 당장 내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미래 사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이 있다면 당연히 도입해서 경제적 가치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의 본질적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정 단장은 이 결정을 ‘담대한 의사결정’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수익성보다 미래 가치에 무게를 둔 선택이었음을 의미한다. 그는 양자컴퓨팅을 ‘인류 지성의 첨탑’이라 칭하며 계약 내용이나 비용보다 이 첨단 계산력이 미래 사회에 미칠 영향과 이를 활용할 인재 양성이 대학 기본 가치라고 강조했다.
IBM과 5년 후 계약 만료에 대해서도 그는 상업적 관점을 넘어선 답변을 내놓았다. IBM과 관계를 단순한 거래 관계가 아닌 가치를 공유하는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했다. 그는 “5년 후 상황은 예측할 수 없지만 양자 과학 기술이 교육과 산업 발전, 사회에 기여하는 가치창출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신념을 분명히 했다.
한정된 재원으로 고가의 장비를 도입하는 결정에 대한 의문은 대학 운영의 현실적 측면에서 당연히 제기될 수 있는 문제다. 이에 정 단장 답변은 질문 층위를 전환했다. 비용 대비 효용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 대학 존재 목적이라는 철학적 질문으로 옮겨간 것이다.
물론 현실적 고민은 여전히 남는다. 학교 재정이 유한한 상황에서 가치를 위한 투자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5년 후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연세대 선택은 대학이 ‘이윤’보다 ‘가치’를 추구할 때 어떤 모습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실험으로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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