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을 전면에 내세워 중저가 양극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니켈을 직접 조달, 원가를 낮춰 삼원계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한 에코프로는 전시에서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 설립에 가장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에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을 위한 공장을 세우고, 제련-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니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도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는 중국 GEM과 합작을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니켈을 직접 조달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성능 양극재를 대량 생산할 계획으로, 하이니켈 양극재의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니켈인 만큼, 직접 광물을 확보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LFP 배터리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하이니켈 중심 사업 모델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에코프로의 전략이다.
이날 전시 부스를 둘러보던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도 니켈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송 대표는 "배터리 전체 원가 구조에서 볼 때, 니켈 기반 양극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완성품 단위에서 보면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인도네시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2026년 말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로 연간 5만 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한 뒤, 중장기적으로 연 20만 톤까지 캐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내에서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헝가리 공장도 연내 가동에 들어간다. 에코프로는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간 10만8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유럽의 배터리 공급망 강화 기조에 발맞춰, 현지에서 직접 생산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고체 전해질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시험 가동에 들어갔으며, 향후 양산을 위한 라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역시 전고체 배터리 음극재로 사용할 리튬메탈 기술을 캐나다 하이드로 퀘벡과 공동 개발 중이며, 내년에 황화리튬 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현재의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춘 배터리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춰, 에코프로 역시 하이니켈 기반 사업을 유지하면서도 미드니켈, LFP, 소듐이온 배터리 등의 신제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서도 LFP 및 미드니켈 양극재 샘플이 전시됐다. 에코프로는 하이니켈 중심 사업을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원재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를 합병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리튬 정련 기술을 보유한 이노베이션과 폐배터리 리사이클 기술을 보유한 씨엔지를 통합해, 원료 수급 안정성과 생산 최적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현장 관계자는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을 기반으로 원가 절감과 생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인도네시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는 현재 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과 하이니켈 배터리의 성능 경쟁력이 맞붙는 상황이다. 중국 CATL과 BYD 등은 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에코프로는 여전히 하이니켈 배터리가 고급 전기차와 장거리 주행용 배터리 시장에서 강점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니켈을 직접 조달해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면, 충분히 LFP 배터리와도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니켈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줄어든 것도 에코프로에게는 유리한 요소다. 송 대표는 "니켈 가격이 떨어지면서 배터리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변하는 만큼, 하이니켈 배터리의 경쟁력도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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