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국가대표 정예팀'을 선발해 데이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핵심 연구 자원을 집중 지원한다. 나눠주기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집행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중 AI 패권에 대항하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소수 기업에 정부 지원을 몰아주는 '추격조 편성' 전략에 대한 요구가 많았던 만큼, 정부 발표를 우선 반기는 모습이다.
국가AI위원회는 전날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3차 회의를 열고 'AI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 AI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엔 세계 수준의 국산 AI 모델 개발 목표와 이를 위한 지원책이 담겼다. 향후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AI 학습을 위한 공공·민간 데이터 개방 ▲ 2030년까지 국가 AI컴퓨팅 센터 내 국산 AI 반도체 비중 50%로 확대 등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연내 AI 국가대표 프로젝트인 'World Best LLM(가칭·이하 WBL)'를 신규 추진한다. 선정된 AI 정예팀이 단시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전폭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더 늦으면 안 돼"…우리 정부가 'AI 추격조' 띄우는 이유
미국·유럽연합(EU)·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선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 간 총력전이 치열하다. 올해 초 미국은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 등과 손잡고 AI 기술·인프라에 총 5000억달러(한화 약 720조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영국도 AI 인프라·데이터센터 등에 45조원, 프랑스는 약 164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프랑스는 자국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AI에 공공 부문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를 집중적으로 지원한 결과, '소버린(주권) AI'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역시 '딥시크 밀어주기'에 한창이다. 지난달 딥시크가 공개된 후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주요 기업이 자사 서비스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해외 각국에 비해 AI 투자 규모가 현저히 적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의 AI 투자는 미국의 30분의1, AI 연구자 수는 중국의 20분의1 수준이다.
김두현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국가AI위원회 분과위원)는 이달 초 국가AI위원회가 연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 회의'에서 "정부가 기존 제도에 묶이지 않고 유망한 소수 기업의 추격을 파격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같은 날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도 한국에서 올 연말까지 딥시크 같은 회사를 10개 이상 만들기 위해 ▲추격조 대상 국내 데이터 전면 개방 ▲GPU 집중 지원 ▲AI 인재 인건비 지원을 피력했다. 전날 공개된 WBL은 업계 안팎에서 제안한 'AI 추격조'의 현실화 차원인 셈이다.
◆연내 구체화할 AI 국가대표 프로젝트, 어떤 모습일까
WBL의 정확한 공모 시기와 모집 규모, 선정 절차, 가용 예산 등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LLM 중에서도 추론이 가능한 모델이 요즘 AI 방향성"이라며 "AI 지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와 주요 모델 고객사와 같은 지표를 통해 관련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WBL)에 뽑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한국에서 AI 사업 근간인 LLM을 자체적으로 내놓은 회사는 네이버, 업스테이지 등을 비롯해 10여곳이다. 어떤 업체를 선발할 것인지보다, 실제 국가대표 팀을 꾸리듯이 다양한 분야 인재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두현 교수는 "소프트웨어 그룹과 개발, 대형 AI 프로젝트나 수준 높은 연구 경험이 있는 리더, 시스템 및 데이터 법제도 전문가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팀을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정부가 해외 AI에 견줄 만한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을 배출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목표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김 교수는 "처음부터 피지컬(물리적) AI에 접근하긴 쉽지 않다"며 "딥시크처럼 LLM을 중심으로 경쟁국들을 추격해야 나중에 추월까지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자국 LLM이 있다는 건 마치 '핵무기'를 소유하는 것과 같다"며 "네이버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체 LLM을 만들었지만 이후 투자가 지지부진하면서 미국과 중국은 고사하고 프랑스, 캐나다, 영국, 이스라엘에도 밀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가AI위원회는 이르면 3개월 내 WBL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나 현실적으로는 연내 본격화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1만8000장 GPU를 확보할 것이라고 했지만 시중 물량이 부족한 데다 정부 사업 특성상 빠른 진행은 힘들 것"이라며 "정치적인 결단과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리는 만큼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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