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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서비스 중단에도...SW기업들 “저비용 AI 시대 온다”

딥시크 [ⓒ 연합뉴스]
딥시크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AI 서비스 도입을 가로막던 높은 비용 문제 돌파구로 떠올랐던 중국 생성형 AI ‘딥시크(DeepSeek)’가 개인정보보호 위반 논란으로 국내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오픈AI API 대비 최대 90%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기업 내부 서버에서도 구동 가능한 장점으로 주목받았으나, 보안 우려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다만 국내외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딥시크를 계기로 더 많은 저비용 AI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AI 도입 기업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딥시크 신규 앱 설치를 중단시켰다. 개인정보위는 딥시크 서비스 출시 직후 실시한 분석에서 제3사업자와의 통신 기능 및 개인정보 처리 방침상 미흡한 부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딥시크는 국내 모든 앱마켓에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게 됐다.

앱 개발 플랫폼 기업 벤티크는 딥시크 가장 큰 장점으로 온프레미스 및 엣지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을 꼽은 바 있다. 이형근 밴티크 한국 지사장은 “(딥시크 모델은) 클라우드 환경이 아닌 온프레미스나 엣지 환경에서도 배포 가능하며, 헬스케어·금융·의료 등 보안에 민감한 환경에서도 데이터를 생성하는 현장에서 직접 분석 및 추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딥시크의 장단점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문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 도구를 선보이고 있는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과 폴라리스오피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딥시크를 저비용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도입 자체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딥시크 R1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효율성”이라고 평가했으나 “비용 절감 효과만으로 도입을 결정할 수 없으며, 보안 및 신뢰성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폴라리스오피스 역시 “딥시크와 같은 저비용 모델 등장으로 LLM 시장 내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구글 ‘플래시라이트’ 출시 등 기존 LLM 서비스 제공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히 비용 절감만 목표로 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사용자에게 고품질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딥시크 비용 효율성보다는, 이를 계기로 AI 시장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에 더 주목했다. 한컴 측은 “이번 딥시크 사태를 계기로 오픈소스 기반 저비용·고효율 모델 개발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점차적으로 LLM 사용 비용도 감소하고, 이는 고객들에게 더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기업은 단순히 비용 절감 효과만을 고려하지 않고, 보안과 신뢰성, 서비스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컴은 “한컴 독스와 같은 B2C 구독형 서비스는 가격 조정 가능성이 있으며, B2B 고객을 대상으로 한 AI 기능 추가 비용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용 절감이 즉각적인 서비스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장기적인 운영 최적화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성능과 비용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다.

폴라리스오피스 관계자도 “이미 폴라리스오피스 월 구독료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태”라며 “LLM 사용 비용이 감소하더라도 이를 가격 인하보다는 서비스 확장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서 작성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리서치, 번역, 회의록 작성을 위한 노트 기능 등 추가적인 AI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며 고품질 AI 서비스 제공을 더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경우 보안 이슈로 도입을 꺼리는 것이 이미 절대적인 분위기라 보여진다”면서 “다만 딥시크 등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온 만큼 앞으로 기성과는 다른 형태의 유사 모델이 추가로 등장할 테고, 보편화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개인정보위는 딥시크의 개인정보 처리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며, 국내법에 따른 개선·보완이 이뤄진 후에 서비스가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미 앱을 다운로드받은 기존 이용자들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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