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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美 양산 시점 미룬다…중장기 성장성 대비 총력 [소부장박대리]

블루오벌SK(BOSK) 켄터키 공장 전경 [ⓒSK온]
블루오벌SK(BOSK) 켄터키 공장 전경 [ⓒSK온]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지난해 4분기 다시 1개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선 SK온이 미국 현지 라인 양산 시점(SOP)에 대한 조정을 공식화했다. 부진한 전기차 수요에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침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실질 수요에 기반한 양산을 통해 운영을 효율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2024년 4분기 매출 19조4057억원, 영업이익 15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소폭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 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 대폭 상승하고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4분기 정제마진이 개선되며 석유 사업 등이 개선된 가운데, 지난해 합병된 SK E&S의 실적의 11~12월분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상승세를 탔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매출 1조5987억원, 영업손실 35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3% 줄고 영업손실에 대한 적자 폭은 3408억원 가량 늘었다. 또 전분기 기록한 흑자(약 240억원)가 한개 분기만에 3000억원을 넘는 적자로 돌아섰다. 북미 현지 생산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는 813억원이었다.

전기차 수요 정체기가 지속된 가운데, 연말 보조금 소진 등으로 전기차 재고가 늘면서 배터리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다.

SK온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인 성장세 회복 지연을 예상했지만, 각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지속 효과와 자동차 고객사의 신차 출시 및 충전 인프라 확대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차를 비롯한 전기차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을 앞두고 있다고 보고, 이에 따른 북미 현지 배터리 수요 역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과의 배터리 현지 합작법인도 올해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실시한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재검토 등에 대해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SK온은 "IRA은 전면폐기보다 섹션 30D(전기차 구매자 보조금) 같은 일부 제도 및 요건 축소, 조정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당사도 동일한 관점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자 세액공제 등은 철폐나 축소가 되면 물론 영향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출시되는 자동차의 경쟁력을 따져야 한다"며 "당사가 공급했던 고객사 중에는 지난해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지만 판매가 원활히 된 사례가 있다. 따라서 보조금 폐지가 절대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미 내 정책 변화로 단기적 불확실성이 불가피한 만큼 계획해온 신규 생산라인의 가동 시점은 일부 연기할 방침이다. SK온은 연내 미국 포드와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OSK)의 켄터키 1공장과 테네시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테네시 공장 SOP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켄터키 1공장은 예정대로 가동할 예정이며, 2분기부터 순차적인 SOP가 진행될 전망이다.

연내 대부분의 투자가 마무리 됨에 따라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CAPEX 규모를 총 6조원으로 내다봤고, 그중 배터리사업에 3.5조원을 투입하는 등 지난해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온은 "올해 완공될 예정인 포드 합작법인과 현대차 JV 설립이 완공되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완료돼 재무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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