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지난해 12월 3일 이후 '계엄'은 우리 국민들에게 익숙한 단어가 됐다. 그간 근현대사 역사 속에서나 접했던 단어가 현실로 펼쳐지면서 뉴스·미디어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계엄이란 단어를 들어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에 휩싸인 작금의 현실 속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토피아'를 연출한 윤성현 감독 또한 계엄이란 단어에 놀란 인물 중 한 명이다.
윤 감독이 연출한 뉴토피아는 한상운 작가의 소설 '인플루엔자'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사화 좀비 코미디 로맨스물로, 극 중 좀비떼의 습격으로 서울 도심이 마비된 상황에서 계엄령이 내려진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3일 열린 '뉴토피아 간담회' 현장에서 "(극 중 계엄령이 내려진 것은) 대본에 나와 있던 설정"이라며 "(현실에서도 계엄령이 내려져) 깜짝 놀랐고 신기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영화 '파수꾼', '사냥의 시간' 등을 연출했던 윤 감독은 뉴토피아를 통해 배우 박정민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춘 한편 첫 시리즈 도전에 나선 상황. 뉴토피아에선 계엄령은 물론 여객기가 곤두박질치는 장면이 등장해 안타까운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좀비에 감염된 사람들이 등장하는 극의 설정상 여객기의 추락이 사건의 포문을 여는 장면이다보니 편집이 어려웠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다음은 윤 감독과의 일문일답.
Q. 뉴토피아의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A: 우선 캐릭터들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느낌으로 진행된다. 1·2부까지는 그런가보다 하는 느낌이 든다면 3부부턴 캐릭터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부분들이 전혀 예측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 (극 중) 좀비도 괴기스럽고 느리지만 그런 부분들이 요즘 나오는 좀비들과 차별성을 가진다. 팔·다리가 없거나 몸이 관통돼 뚫려 있는 좀비만의 신체적 변형 설정들이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Q. 좀비물치곤 웃으면서 볼 수 있어서 '좀콤(좀비 코미디물)' 장르를 개척한 느낌인 데.
A: 기존의 좀비물은 잔인한 부분들이 있다 보니 중화시킬 수 있는 부분은 작품이 가진 '톤 앤 매너'인 것 같다. 본격적으로 웃기려고 코미디를 만들었다기보다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유머를 선택했다. 그런 부분들을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유머라는 부분들이 재미있게 녹아들어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빵빵 터뜨리는 유머보단 삐죽삐죽 웃으면서 흥미롭고 유머러스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지향했다.
Q. 시리즈 드라마 연출은 처음 맡아 영화와 문법이 달랐을 텐데 어떤 부분을 신경썼나.
A: 긴 호흡으로 촬영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생소했다. 거의 쉬지 않고 촬영을 하는 느낌이었다. 영화 같은 경우는 좀 더 여유 있게 촬영을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시리즈는 분량도 길다 보니까 촬영이 힘들었던 것 같다. 다만 촬영하는 시간 외에는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긴 호흡으로 하다보니 이야기를 더 촘촘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리즈 같은 경우에 긴 호흡이다 보니까 각각의 캐릭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Q. 촬영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겠지만 극 중 계엄령이 선포되는 설정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계엄령(에 대한 설정이 현 시점에 맞아떨어지는 우연)은 저도 깜짝 놀랐다. 편집이 다 끝난 이후 그 내용을 봤는데 극 중 부대원이나 간부들이 보여준 표정을 실제로 지었던 것 같다. 저도 신기하다는 말씀밖엔 드릴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우선 (계엄령)은 대본에 나와 있던 설정이고 그런 부분들이 현실에서 나와서 놀랐다.
Q. 극 중 초반 비행기 사고가 나온다. 코믹한 모드가 들어간 작품이다보니 걱정스런 마음은 없는 지.
A: 계엄령과 비슷하게 (비행기 사고 또한) 대본 상에 나와 있던 장면이다. 걱정이 들긴 했지만 작품에서 시작이 되는 핵심 장면이다 보니까 대본에 충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Q. 원작을 영상화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 우선 소설은 리얼리티를 기본으로 하는데 영상은 동화적인 톤으로 만들려 많이 노력했다. 기존 제가 연출했던 영화 '파수꾼' 같은 작품처럼 리얼한 분위기가 아니라 좀 더 떠 있게 하고 싶었는데 이를 위해 대부분의 장면에서 좌우 대칭을 맞췄고 그런 부분들이 동화적이고 가벼운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조금 더 예쁘게 보일 부분에 초점을 맞춰 촬영했다.
Q. 배우 박정민은 영화 파수꾼, 사냥의 시간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추는 데 어떤 장점을 가졌다고 보나.
A: 박정민 배우는 이제훈 배우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동료이자 의지하는 친구다. 또한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저도 같이 한 사이인 만큼 누구보다 배우가 가진 연기력의 스펙트럼(범위)을 잘 알고 있다. 모든 것들을 창의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촬영을 하기 전 대화를 많이 했는데 현장에선 눈빛만 봐도 서로 아니까 알아서 해 줬던 부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다른 배우들도 박정민 배우가 하는 톤이나 느낌들을 보면서 이 작품이 가진 톤 앤 매너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Q. 방공부대에 대한 고증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
A: 동화적인 톤이다보니 강박적으로 고증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방공부대에 근무하셨던 전역자분들을 섭외해 고증하면서 의도적으로 톤을 유지하기 위해 무시한 설정도 있다.
Q. 뉴토피아가 해외에선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240개국에 공개된다. 글로벌 팬들에겐 어떤 반응을 얻을 것 같나.
A: '새벽의 저주' 같은 좀비물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 '좀비랜드' 같은 가벼운 좀비 장르물도 최근 해외에서 사랑받았는데 뉴토피아는 더 급진적인 부분과 장난스런 요소가 많다.
Q.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어떤 에피소드들이 펼쳐질 예정인 지 말씀해달라.
A: 예고편에도 나와 있는 장면들이긴 한데 지수 배우가 맡은 '영주'라는 인물이 순차적으로 변모해 간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나아가는 인물이다. 그 중 하나가 전기톱을 들고 좀비들과 싸우는 장면이다. 그런 부분들이 신선하고 재미있게 표현이 된 장면이다. 아무래도 방공부대가 건물 위에 있다 보니까 순차적으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부대원들이 건물을 다양한 형태로 내려오게 되는데 정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를 동원해서 내려오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부분도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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