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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작년 연매출 300조…4분기 반도체·갤럭시는 '주춤' (종합)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부회장)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5 개막에 앞서 만달레이 베이에서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기조연설에 나선 모습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부회장)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5 개막에 앞서 만달레이 베이에서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기조연설에 나선 모습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매출 3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4분기 반도체 사업은 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냈고, 같은 기간 모바일 사업에서는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이 300조87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이며, 전년 대비 16.2% 증가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8.3% 증가했다.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5조79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900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각각 매출은 4.19% 감소, 영업이익은 29.3% 하락했다.당초 증권가는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익을 10조원대로 예상했으나, 실적 발표를 앞두고 7조원 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사실상 4분기 영업익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 '반도체 약세' 올해 1분기도 지속

지난해 4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데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약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DS부문의 작년 4분기 매출은 30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3조원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25%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모바일 및 PC용 수요 약세가 지속된 가운데, HBM 및 서버용 고용량 DDR5 판매 확대로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해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개발비 및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며 1분기에도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실적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DS 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메모리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 적용 확대와 2나노 공정의 성숙도 향상, 신규 응용처 수주 노력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할 예정"이라며, "세트 부문에서는 AI 스마트폰을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를 추진하며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HBM3E 공급에 대해 "지난 3분기부터 HBM3E 8단, 12단 제품을 양산·판매하고 있으며, 4분기에는 다수의 GPU 공급사와 데이터센터 고객향으로 HBM3E 공급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3E 개선 제품도 계획대로 준비 중이며, 일부 고객사에는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공급 증가는 2분기부터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1분기에는 미국 정부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와 삼성전자의 개선 제품 계획 발표 후 고객사들의 기존 수요가 개선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일시적인 수요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수요 약세와 첨단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파운드리는 모바일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첨단 공정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 모바일·가전도 '울상'…AP 엑시노스는 폴더블서 활약 예고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부문은 4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갤럭시 Z6 시리즈를 내놓은 데 이어, 10월에는 새로운 라인업인 갤럭시 Z폴드 SE를 출시하며 폴더블 라인업을 다각화했다. 반면,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MX부문의 4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MX 및 네트워크 부문의 4분기 매출은 2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다니엘 아라우호 MX사업부 상무는 "지난해 4분기 MX 사업부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5200만대, 700만대를 기록했다"며, "스마트폰 ASP는 26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 판매 성적보다 저조한 수치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5800만대, 700만대를 달성했다. ASP는 295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아라우호 상무는 "MX 사업부는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했다"면서도 "다만 갤럭시 AI를 최초로 탑재한 갤럭시 S24 시리즈가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면서 연간 기준 플래그십 매출은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전했다.

MX는 올해 1분기에 대해서는 갤럭시 S25 시리즈 등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스마트폰 출하량 및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갤럭시 S25 등 플래그십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AI 경험과 제품 경쟁력을 적극 소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스템 LSI사업부는 지난 23일 공개한 삼성전자의 신작 플래그십 갤럭시 S25 시리즈에 자사 플래그십 AP인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권형만 삼성전자 시스템LSI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플래그십 시스템온칩(SoC) 진입을 놓친 영향으로 사업부 전체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SoC를 적기에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자사 AP인 엑시노스 2500이 전량 빠지고,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탑재됐다. 당초 엑시노스 2500가 갤럭시 S25 시리즈에 채용될 계획이었으나, 수율 등의 문제로 탑재되지 않았다.

권 상무는 "향후 엑시노스 2500은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력을 통해 하반기 출시될 플래그십 모델 진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하반기 내놓을 갤럭시 폴더블 라인업에 엑시노스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TV 등을 담당하는 VD부문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연말 성수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매출이 확대됐으나, 수요 정체 및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업체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됐으나, 비용 효율화 등을 추진해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VD 및 가전 부문의 4분기 매출은 14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SDC)는 매출 8조1000억원, 영업이익 9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의 경우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대형은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한편, 시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한 17조8000억원으로 사업별로는 DS 16조원, 디스플레이 1조원 수준이다. 간 시설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인 53조6000원이며 DS 46조3000원, 디스플레이 4조8000억원이 투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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