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8년 만의 분기 적자를 기록한 삼성SDI가 전기차 시장 둔화 등 부진한 배터리 실적 타개 방안으로 보급형 및 성장 중심 시장 공략을 제시했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주력 제품인 각형 판매를 지속하되 보급형·엔트리 용도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양산을 추진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로는 미국 등 비교적 경쟁력이 높은 권역을 중심으로 고성능 및 LFP 제품 수주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24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연결기준 매출 3조7545억원, 영업손실 2567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줄고 전분기 대비 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각각 적자전환했다. 삼성SDI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약 8년만이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 정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말에 접어들면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에 따른 둔화가 심화됐고, 이에 따른 차량 OEM들의 재고조정이 이어지면서 배터리 물량이 감소했다. 특히 ESS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가동률이 하락하고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 재고자산 평가감 등 일회성 비용의 반영으로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4분기 일회성 비용에는 일부 재고자산 평가감과 품질 관련 충당금 등이 반영됐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영업이익은 로우 싱글(1~3%) 흑자고, 전사 손익도 흑자"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시작된 전기차 캐즘과 미중 무역 갈등, 트럼프 정부 집권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초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이 우선 진행되고 있어 단기간 실적 회복이 어렵고, 재고조정이 완화되는 하반기부터 개선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황에 맞춰 투자 계획 조정에도 나선다. 주력 시장인 미국 법인과 LFP·전고체·46파이 등 차세대 제품을 제외한 라인의 우선순위를 조정해 투자 효율화를 제고하고, 기존 라인을 우선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김 부사장은 "현재 여러 업체가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는데, 삼성SDI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인 기조 하에 투자를 조정하고 있다"며 "거점별 상황에 따라 기존 라인을 활용해 신규 라인 증설 비용을 줄이거나 일부 투자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올해 시설투자(CAPEX)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GM 합작법인, 전고체, 리튬인산철, 46파이 배터리 등은 기존 일정에 차질 없도록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동 중인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 1기 라인의 현황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박종선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스텔란티스 JV는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앞당겨 조기 가동했고, 업계에서 가장 빠른 램프업 기간을 거쳐 기존 양산라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해 풀 가동 중"이라며 "추가 라인도 적기 셋업하고 램프업을 통해 조기 안정화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박 실장은 "여러 시장 상황 변동과 불확실성이 있어 현재 고객과 연간 물량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를 말하기는 어렵다. 고객과 협의가 완료돼 구체적 전망이 가능한 시점에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미온적이었던 전기차용 LFP 배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양산 계획과 전략도 내놨다. 당초 삼성SDI는 코발트 프리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통해 엔트리·볼륨 전기차 라인업에 대응할 계획이었으나, LFP 배터리의 강점이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 LFP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관련 공급망관리(SCM) 구축을 위한 투자 등도 검토하고 있다.
박 실장은 "당사 LFP 배터리는 동종 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이미 완성됐고, 현재 전기차와 ESS 각각 시장 특성에 맞춰 고객군을 위한 상품화가 진행 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는 각형 폼팩터와 소재, 극판 기술 접목해 에너지밀도와 수명 특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하고 있으며, 27년 양산 프로젝트를 주요 고객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 니즈 맞춰 현지 공급 가능한 체계 구축 중"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대비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ESS에 대한 입지 강화에도 나선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유럽 등에 공급 중인 턴키 ESS 제품 '삼성배터리박스(SBB) 1.5'를 확대 판매하는 한편, 차별화 성능을 갖춘 LFP ESS 'SBB 2.0'을 개발 완료·양산해 나갈 계획이다.
박 실장은 "당사의 ESS는 높은 안전성과 차별화된 성능을 바탕으로 생산능력(CAPA)의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며 "미주 ESS 수요는 AI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향후에도 고성장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 효율 제고와 전기차용 라인의 ESS용 전환을 통해 작년 말 대비 20% 증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용 ESS는 안정성과 에너지효율 높여서 SBB 1.5 확판하고 대용량 리튬인산철(LFP) 셀을 탑재하고 주요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SBB 2.0 제품을 출시해 수주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작년 하반기 업계 최고 수준 용량 셀을 개발했고 올해 내 생산 공법과 양산성 검증 마치고 내년 상반기부터 원가 경쟁력과 용량을 높인 LFP 전용 SBB 2.0을 양산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되는 무정전전원장치(UPS)에 대해서도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고출력·장수명 기반으로 고부가 솔루션 강화를 통해 현재 80% 고출력 시장 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중장기 수요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 중이며, 구체화되는 시점에 공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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