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에너지

LG엔솔, 작년 말 4680 양산 돌입…테슬라 부진에 물량 확대는 '쉼표' [소부장박대리]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말 오창 공장에서 4680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주 고객사인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수요가 둔화되면서, 양산 규모가 아직 본 궤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말부터 양산 공급을 재개하고 차츰 물량을 확대해 갈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이후 4680 배터리 셀 초도 양산에 돌입했다. 정확한 공급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의 검증을 거치기 위한 물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를 적용키로 했던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판매가 더뎌지면서 추가적인 공급은 다소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4680 배터리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규격으로, 본래 원통형 규격이던 1865·2170 대비 지름과 길이가 커진 배터리다. 기존 2170 대비 지름 크기가 2배 커지면서 더 높은 에너지밀도와 용량을 갖췄고, 전기차 한 대당 배터리 탑재 수량은 물론 불용공간을 줄일 수 있어 원가 절감·주행거리 향상을 모두 갖출 수 있는 배터리 시장 내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이 배터리는 테슬라가 2021년 인베스터 데이부터 개발을 발표한 이래 자체 양산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난이도가 높은 양극판 노칭·용접 공정 및 셀 안정화로 인해 대량 양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자체 물량 중 전극을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에서 받아오거나, 협력사의 공급 비중을 높이는 등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타개책을 마련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난해 8월쯤 4680 배터리를 조기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공급 요청이 지연되면서 연말에 이르러 양산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할 4680 배터리 물량이 당장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가 4680 배터리를 일부 모델Y를 제외하고는 사이버트럭을 중심으로 탑재하고 있어 물량이 한정적인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여파가 남아 있어서다. 특히 사이버트럭은 현재 재고 수준이 높아 가격을 인하하는 등 판매 부진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대가 높았던 4680 배터리에 대한 전망도 꺾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680 배터리에 대한 샘플 요청은 지속되면서 관심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장 양산 공급이 유력했던 테슬라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개화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테슬라가 개발한 4680 배터리가 잇따라 불량 문제에 휘말리면서 안정적인 양산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우려가 아직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배터리와 같은 전기·화학 산업이 신제품에 대한 장기간의 검토가 이뤄지는 만큼 성장 모멘텀을 단기간에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4680 등 46시리즈의 주력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이 이미 오래 전부터 확보한 생산 역량이 있어,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의 4680 배터리 공급이 이르면 1분기 말부터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조금 예산 소진으로 비수기로 꼽히는 연말이 끝난 만큼, 증가할 수요 시점에 맞춰 공급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에 공급한 물량은 테슬라의 검증을 받기 위한 공급으로 보고 있고, 3월 이후부터는 검증된 물량이 나가면서 배터리 공급이 확대될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아직 4680 배터리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