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작년은 중견 게임사에겐 더욱 혹독한 한 해 였다. 상당수가 기존 게임의 매출 안정화와 신작 부진으로 내리막을 탔다. 대형 게임사와 격차는 더욱 커졌다. 건강한 게임 생태계를 지속케하는 허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다.
중견 게임사들은 그동안 독창적인 접근 방식과 도전으로 게임 산업에 다양성을 더해왔다. 이들이 무너지면 국내 게임 생태계 전반의 활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올해 중견 게임사들은 다수의 신작 보다는 벼리고 벼린, 또 선별한 신작들을 출시하며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재차 업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겠다는 각오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드나인’을 통해 대형 게임사 반열에 올라선 스마일게이트는 연내 2종의 신작 출시를 예고했다.
엔픽셀이 언리얼엔진5로 개발 중인 MMORPG ‘이클립스: 더웨이크닝’은 이 중 하나로, 지형의 높낮이 등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전략 플레이 요소를 도입한 작품이다. 개발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개발진이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모바일과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산하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 중인 ‘카오스제로나이트메어’는 최대 야심작으로 꼽힌다. 인기 서브컬처 게임 ‘에픽세븐’을 탄생시킨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대표가 총괄 디렉터로 나선 작품으로, 로그라이크 등 다양한 장르 장점을 융합한 것잍 특징이다. 미출시작임에도 서브컬처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등 흥행 기대감이 크다.
펄어비스는 올해 업계 최대 기대작인 ‘붉은사막’을 하반기 선보인다. 개발 기간만 7년이 소요된 PC·콘솔 게임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성과 역동적인 전투 액션, 자체 엔진인 ‘블랙스페이스’로 구현한 오픈월드 세계관과 유연한 상호 작용이 매력으로 꼽힌다.
붉은사막은 작년 ‘게임스컴’과 ‘지스타’ 등 전시회 시연을 통해 게이머와 평단의 호평을 두루 받았다. 그간 국산 게임이 보여준 게임성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평가다. 최근엔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가 선정한 ‘최고의 출시 예정 게임(The Best New and Upcoming PS5 Games of 2025)’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작년부터 퍼블리싱 사업을 본격화한 컴투스는 올해도 퍼블리싱 신작들을 출시하는 한편, 자사 핵심 역량인 야구 게임을 공개하며 반등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컴투스는 지난 15일 다양한 영웅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갓앤데몬’을 출시했다. 이어 ‘더스타라이트’와 ‘프로젝트M’등 신작을 차례로 선보인다. 이중 더스타라이트는 PC·모바일·콘솔 플랫폼을 넘나드는 AAA급 MMORPG로 내부 기대감이 크다.
이외 컴투스는 일본프로야구(NPB) 라이선스를 기반한 야구 게임 신작 ‘프로야구라이징’을 일본 시장에 출시한다. 컴투스 특유의 야구 게임 개발 역량과 노하우를 결집한 작품으로, 12개 구단 선수들의 로고와 유니폼, 야구장 등을 최상의 퀄리티로 구현했다. 또 현역 선수 얼굴 데이터를 3D 스캔 기술을 통해 확보하고, 선수별 투구와 타격 자세, 상황별 세레모니와 감정 표현까지 두루 담아내는 등 몰입감 강화에 힘썼다는 후문이다.
위메이드는 1분기 모바일 MMORPG ‘레전드오브이미르’를 출시할 예정이다. 언리얼엔진5를 비롯한 최신 기술을 집약한 작품으로, 북유럽 신화의 거칠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극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공격자의 모션과 피격자의 리액션을 모션 캡쳐 기술로 제작하고, 다양한 카메라 연출을 적용하는 등 이용자에게 보다 몰입감 높은 전투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또, 출시와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 경제를 도입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심산이다.
작년 장르 변신에 집중한 웹젠은 올해 2종의 서브컬처 게임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체 개발 중인 ‘테르비스’는 서브컬처 장르의 수집형 RPG로, 완성도 높은 2D 애니메이션이 특징이다. 웹젠은 당초 목표보다 개발기간을 길게 잡고 완성도를 높여 왔다.
웹젠이 투자한 하운드13이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작년 지스타를 통해 공개돼 탐험 요소가 가득한 오픈 월드,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콤보 액션 기반의 화려한 전투로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퍼블리싱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하이브IM은 올해 ‘던전스토커즈’, ‘오즈 리: 라이트’ 등 퍼블리싱 신작을 순차 출시하며 시장 영향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던전스토커즈는 액션 스퀘어가 개발 중인 3인칭 던전 RPG다. 던전 탐험과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 재미를 결합한 작품으로, 서브컬처 풍의 외형에다 다양한 특성과 능력치를 보유한 캐릭터를 앞세워 유사 장르 게임 대비 다채로움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마코빌이 개발 중인 오즈 리: 라이트는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의 수집형 RPG다. 아름다운 2D 그래픽과 함께 동화 ‘오즈의 마법사’ 서사를 융합했다. ‘도로시’를 비롯한 동화 주인공을 흥미롭게 재해석한 7인의 창조자(리라이터)들을 수집하고 육성시키는 재미를 담았다.
주요 서사 외에도 ‘SNS(미러그램)’를 통해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고, 창조자들과 선물을 주고 받는 등 상호작용하거나 쌓은 추억들을 앨범 속에 간직할 수 있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공개된 라인업만 놓고 보면, 올해는 중견 게임사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기반한 도전작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업계 구성원들이 고르게 성장하면 업계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감이 커지고, 이는 또 다른 확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중견 게임사들의 선방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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