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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선 엔씨, 새해부터 활로 찾기 분주… 반등 열쇠는

대작 게임 순차 출시… 새해부터 외부 투자처 물색 '분주'

왼쪽부터 엔씨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 [ⓒ엔씨소프트]
왼쪽부터 엔씨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 [ⓒ엔씨소프트]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새해부터 회사 안팎에서 반등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IP(지식재산) 확보와 사업 다각화에 주안점을 두며 관련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엔씨가 지난 2일, 9년 만에 발표한 신년사는 여타 게임사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온도를 보였다. 대다수 회사가 낙관적인 메시지로 구성원을 독려한 것과 달리, “턴어라운드 하지 못하면 우리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사치스러운 생각을 버려야 한다” 등 비관적이고 강도 높은 메시지로 채웠다. 그만큼 엔씨의 위기가 이례적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다만 올해 기필코 반등 포인트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도 선명했다. 김택진·박명무 두 공동대표는 게임을 통한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을 강조하면서 “2025년에 턴어라운드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경주하자”고 구성원에 당부했다.

작년 구조조정과 분사, 개발 시스템 재정비 등 도약을 위한 준비에 집중했던 엔씨는 올해 그 결과물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상반기부터 ‘택탄: 나이츠오브가즈’, ‘아이온2’, ‘LLL’ 등 자체 개발 대작을 차례로 선보인다. 작년 자체 개발작인 ‘쓰론앤리버티(TL)’의 글로벌 흥행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아이온’을 원작으로 한 아이온2는 올해 성패를 좌우할 핵심 타이틀로 주목받는다. 아이온은 2008년 출시 당시 화려한 그래픽과 탄탄한 게임성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았다. 북미, 중국과 같은 주요 게임 시장에서도 성공하는 등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IP다.

위메이드커넥트가 1월16일 출시하는 로스트소드. [ⓒ위메이드커넥트]
위메이드커넥트가 1월16일 출시하는 로스트소드. [ⓒ위메이드커넥트]

흥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병행될 전망이다. 엔씨는 작년부터 외부 개발사 투자를 진행하고 M&A(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하며 IP 확보에 열을 올려왔다.

국내 빅게임스튜디오를 비롯해 스웨덴 문로버게임즈, 폴란드의 버추얼알케미 등 현지 게임사 투자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 기반을 다졌다. 동시에 중국의 텐센트, 북미·유럽의 아마존게임즈, 동남아시아 VNG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글로벌 서비스 역량도 확충했다.

두 공동대표는 신년사에서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과 부족한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부족한 것은 과감한 협업을 통해 간극을 메워야 한다”며 올해도 외부와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실제, 엔씨는 연초부터 유망한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취재 결과 최근에는 서브컬처 게임 ‘로스트소드’의 판권을 보유한 위메이드커넥트와 접촉해, 해당 게임의 글로벌 서비스를 놓고 협력 가능성을 엿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엔씨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특유의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B2B(기업 대상) 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지난달 4일, 자사가 개발한 대형 언어모델 ‘바르코’를 기반으로 한 중소형 오픈소스 VLM 모델 ‘바르코 비전’과 한국어 멀티모달 벤치마크 5종을 공개했다. 현재 오픈소스로 공개된 대부분의 VLM이 영어와 중국어 기반인 반면, 바르코 비전은 한국어 지원이 가능한 소수의 모델 중 하나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바르코 비전은 한국어 부문에서 동종 크기 모델 중 1위 성능을 기록했으며, 한국어와 영어 프롬프트뿐 아니라 이미지 입력값도 이해할 수 있어 상품성이 높다. 또한 그라운딩(사물 위치 검출), 레퍼링(추론 및 질의응답) 등 활용도가 높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한국어 지원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적합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씨는 올해 중소형 게임사와 스타트업 등을 타깃으로 한 B2B 사업을 검토 중이다. 오는 2월 분사 예정인 전담 조직이 출범하면 관련 행보에 본격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증권가는 올해 엔씨 전망을 비교적 밝게 점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고정비를 감축한 만큼, 수익성 개선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는 희망퇴직·스튜디오 분사·적극적인 인수합병 추진 등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2025년 이후에는 새로운 게임 라인업과 함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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