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인공지능(AI)산업 육성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자체별 AI 산업단지 조성 전략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AI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지역 기업 및 대학과 산학연계를 주도하고,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산업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역 AI 산업단지와 관련해 지역 기업 역량 발전 및 경제 활성화 기회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인 예산 편성에 따른 지속성 부재 우려 등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5일 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에 따르면, 국내 주요 지역에서는 지자체 주도 AI 특화 단지 건설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특별시 ‘AI 서울 테크시티’ ▲경기도 ‘판교 AI시티’ ▲광주광역시 ‘AI 집적단지’ ▲경상북도 ‘클라우드팜 실증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트업 육성, 글로벌 연구 체계 마련 방점 ‘서울·경기’
수도권 지역에 마련되는 AI 거점 단지는 대체로 기술 선두주자 육성을 위한 ‘허브’로서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풍부한 인구와 지리적인 이점을 기반으로 기업과 인재를 끌어모으고, 다채로운 지원책을 통한 육성에 집중한다.
서울의 경우에는 앞서 AI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이어온 바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서울 AI 허브’을 통해 지속적으로 스타트업 육성기관을 마련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곳에서 지금까지 약 360개 AI스타트업이 지원혜택을 받았으며, 이들 기업가치는 총 1조5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중장기 계획도 마련했다. 서울시는 오는 2030년까지 ‘AI 서울 테크시티’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다. 국내외 전문대학원과 기업, 연구기관 등이 입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궁극적으로는 이곳을 글로벌 AI 인재 양성소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에서는 최근 테크 중심 도시 ‘판교’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AI에 초점을 맞춘 ‘판교 AI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판교에는 이미 국내 대표 테크 중심지로 카카오 및 네이버를 비롯한 다수 정보기술(IT) 기업이 상주 중이다. 주요 IT 기업들 대체로 주요 미래 먹거리 중 하나고 헬스케어 기술을 꼽았다는 점은 판교 AI시티 조성에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경기도는 이곳을 헬스케어 AI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건강 정보와 같은 민감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기술 안심존’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또, 판교 AI시티에 AI기술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국산 AI반도체 등 인프라와 자원도 제공한다. 다양한 산업 분야 AI기업 육성을 위해 AI기술 실증, AI 비즈니스 모델 컨설팅, 도내 공공인프라 활용 AI서비스 창출 등도 지원한다.
◆지방소멸 위기 속 ‘지역 활성화’ 사활…광주·경북 “지역 산학 연계 방점”
수도권을 제외한 지자체 AI단지는 기본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지방 인구 소멸 위기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AI와 같은 핵심 산업을 지역 내 유치해 경제 및 인구 활성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AI 경우 클라우드, 데이터 전처리, 모델 개발 등 기반 사업이 다수 엮여 있기 때문에 지역 내에 AI단지를 유치할 경우 대학 및 기업 등 다수 인구를 동반한 기관이 들어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계획대로만 순조롭게 유치한다면, 단순히 AI 산업 활성화를 넘어 지역 내 소비 활성화, 주거시설 활성화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서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최근 AI집적단지 조성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성사업은 광주광역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함께 지난 2020년부터 추진한 계획으로, 총 2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조성사업 1단계는 AI 인프라가 되는 데이터센터, 실증·창업동 구축 등이 핵심이다. 최근 공개된 2단계 사업 계획은 기존 AI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하고, 광주과학기술원(GIST)를 중심으로 AI 과학영재학교 설립 등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1단계 사업 과정에서 시공사 폐업 등으로 차질을 빚기도 했으나, 이후 시공사를 재선정하며 해결된 상황이다. 광주광역시는 올해 상반기에는 50억원 규모 특별교부세까지 확보하며 동시에 본격적인 2단계 사업에도 돌입할 전망이다.
경상북도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지역 특화형 초거대 AI 클라우드팜 실증 및 AI 확산 환경 조성’ 사업에 선정되면서, 오는 2026년까지 258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해 구미·경산·포항 등 3개 시와 함께 도 전체를 아우르는 AI 생태계를 구축한다. 해당 사업에는 도내 대학을 포함한 13개 기관이 참여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초거대 AI인프라 구축사업 ▲초거대 AI 융합 플랫폼 실증사업 ▲산․학․연 협력 생태계 조성사업 등 세부 사업이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AI 엔진, GPU 서버, 스토리지 등을 갖춘 마이크로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AI 특화 플랫폼을 구축한다. 물론, 산학연 협의체를 통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지속 가능한 지역 AI단지 되려면…“나눠먹기식 예산 편성 막아야”
지자체 입장에서 지역 내 국가 핵심 산업 단지가 들어오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특히 AI 산업은 최근 중앙부처에서 핵심 사업으로 밀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혜택을 받기에도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산편성’에만 혈안이 되는 집적단지 조성 사업이 돼서는 안된다는 제언도 따른다. 특히 ‘한국형’ 산업단지 특성상, 반짝 주목 받는 기술에 단기적인 사업 계획을 통한 예산 유치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이다. 결과적으로 일회성 예산 유치에 그치고, 이마저도 지역내 특정 계층이 예산을 타가는 ‘나눠먹기식’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공득조 광주과학기술원(GIST) AI정책대학원 부원장은 “산업단지 경우 일회성으로 대부분은 예산을 한번 끌어온 뒤, 지역 내에서 나눠먹기식으로 예산이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미리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역에서 거점 사업 등을 진행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기존에 지역 내에 있던 주력산업과 연결돼 전통적인 산업 역량도 끌어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꼭 필요한 산업을 발굴하는 움직임이 지속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같은 국내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디지털데일리>는 11월13일 오전 9시30분부터 포스코타워 역삼 이벤트홀에서 ‘AI 초격차를 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활용 전략’을 주제로 ‘스마트 엔터프라이즈 2024’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날 컨퍼런스에선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혁신적인 전략과 솔루션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기업이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AI 핵심 인프라’를 주제로 한 과기정통부 발표를 시작으로, HS효성인포메이션, 버티브코리아, 엠피리온디지털, KT클라우드, 에스넷시스템, NHN클라우드, 데우스 등 대표 기업들이 연단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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