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큰 하락세를 걷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시 급등세를 보이는 등 예기치 못한 반전이 나타나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가가 반등한 요인은 내년 유럽연합(EU) 국가 등에서 시행될 강화된 자동차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안 영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수의 전기차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들이 이 같은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전기차 판매 확대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자랑하며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올초 전기차 캐즘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성장이 주춤, 배터리 관련주들도 하락세를 겪었다.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높은 원가 부담과 전기차 판매 둔화로 실적이 악화했고, 이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 상황은 반전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관련주들이 주가가 급등을 기록,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지난 2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6.2% 상승한 41만2000원, 삼성SDI는 4.2% 상승한 36만9000원에 기록한 데 이어 ▲ 에코프로비엠 (+8.0%, ) ▲ 포스코퓨처엠 (14.9%) ▲ 엔캠 12.0% 등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후, 지난 3~4일 급등분을 상쇄하는 수준으로 소폭 하락 마감, 조정되긴했으나 5일 다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2.63% 상승한 41만원, 삼성SDI는 2.09% 상승한 36만5500원에 마감했다.
이 같은 주가 반영은 유럽 연합이 2025년부터 자동차 제조사에 대해 신규 승용차 판매 시 평균 CO2 배출량을 93g/km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이 도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이 규제는 올해까지의 116g/km에서 대폭 강화된 수치로, 기존보다 더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EU의 규제 강화는 전기차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CO2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만큼,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기술 투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이번 규제는 차량의 평균 중량 조정 없이 모든 차량에 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중대형 SUV나 픽업트럭 등 전통적으로 중량이 무거운 차종을 생산하는 포드와 볼보그룹 같은 완성차 업체들은 대응 마련에 직면하게 됐다. 이들 기업은 CO2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비중을 높이거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다양한 친환경 기술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EU의 규제가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는 전기차 시장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럽 시장을 선도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비중을 늘릴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하나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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