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화유코발트와 경북 포항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짓기로 했던 니켈·전구체 합작공장 구축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전기차 수요 일시적 정체기(Chasm)를 거치면서 원료 가격 등이 하락하면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내다본 탓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4일 포항 블루밸리산단에 진행키로 예정했던 투자에 대해 검토 절차를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회사는 경상북도, 포항시, 화유코발트와 함께 포항블루밸리 산단 26만7702㎡ 부지에 전구체, 고순도 니켈원료 공장을 짓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투자가 무산된 이유는 전기차 캐즘에 따른 사업성 악화 때문이다. 당초 전구체·니켈 등은 높은 중국 수입 의존도로 국산화가 시급한 소재로 꼽혀왔으나, 전기차 캐즘 이후 원료 가격이 예년 대비 크게 떨어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전구체나 니켈 등 광물 제련·가공 사업이 산업 특성상 이익률이 매우 낮은 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업계 관측도 있다. 화유코발트 내 중국 공산당원이 포함돼 있는 만큼, 해외우려기업집단(FEOC) 지정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추가 제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따른 FEOC 지정 요건으로는 중국, 러시아 등 정부나 집권당의 지분율이 25% 이상일 경우 IRA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화유코발트는 민간기업으로 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향후 FEOC의 세부 요건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관련 제재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측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구체, 원료 분야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FEOC 리스크까지 짊어지기에는 위험성 대비 이익이 없다"며 "배터리 수요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따라 후일로 이연된 만큼, 미국 대선 등 변수가 사라진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양극재 업계 내 주류로 잡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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