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한국 기업들은 고환율, 경기 불황, 국제 정세 불안 등 다양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 전환, 특히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9주년 대기획을 통해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의 발전이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다양한 산업별 사례를 통해 AI가 기업 혁신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도 인공지능(AI) 사업 성장과 성과 가시화를 위해 총력을 다한다.
먼저 네이버는 올해 더 세분화하고 전문화된 조직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핵심 사업의 상품·플랫폼 등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더욱 가속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초거대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후 세부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며 다양한 분야 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AI 서비스 사업을 확장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기업 대상 거래(B2B) 사업 성과를 살펴보면, 작년 11월 출시한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납품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는 강력한 보안과 자체 생성형 AI 구축을 원하는 기업 고객을 위한 완전 관리형 하이브리드(혼합) 클라우드 서비스다.
실제 기업이 하이퍼클로바X로 특화 모델이나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누적 2000여곳 기업과 연구기관 등에서 글로벌 스튜디오를 활용하고 있고, 금융·교육·법률·유통·게임 등 다양한 기업 및 기관과 함께 하이퍼클로바X 기반 혁신 서비스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과 금융경제 디지털 혁신 추진 사업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본 계약 체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엔 HD현대와 클라우드 전환 및 AI 사업화 추진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생성형 AI 서비스 구현을 통해 금융과 조선해운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이버 중심의 AI 생태계 확장을 더욱 가속하기 위해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월 말 기존 모델 대비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춘 ‘대시’ 모델을 출시했다.
대시 모델은 기존 모델 대비 5분의1 수준의 비용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생성형 AI 도입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을 한층 낮춰줄 것이라는 기대다.
아울러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월 인텔과 AI 칩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인텔이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가우디’ 기반의 새로운 AI 반도체 소프트웨어(SW) 생태계 구축을 위해 AI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해당 연구를 주도하게 된다.
카카오는 올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AI 서비스를 발표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기존 LLM을 고도화한 ‘코-GPT 2.0’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대내외 여건상 모델 정식 발표 시기를 미뤘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일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AI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의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의 기대보다 카카오가 다소 늦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 16일 역대 최고경영자(CEO) 중 처음으로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도 “글로벌 사업 확장과 AI 두 축으로 장기 성장 방향성을 설정했다”며 본사 주도하에 사용자 중심 AI 서비스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실제 서비스에 필요한 언어모델을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투자를 집행해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 2일 카카오 AI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의 사업 양수도를 승인한 바 있다. 오는 6월엔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LLM과 핵심 인력들이 카카오에 합류하게 된다. 카카오의 통합된 AI 조직은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AI 허브 역할을 해 그룹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가령 카카오페이와 연동된 AI 채팅은 금융 상담, 거래 내역 조회, 간편 송금 등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AI와 콘텐츠를 결합함으로써 사용자의 활동 패턴과 선호도를 분석해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현재 생성형 AI 경쟁은 LLM 개발 중심으로 진행 중으로 최근엔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모든 형식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멀티모달화까지 도달한 상황”이라며 “급격한 비용 증가와 명확한 수익 모델 부재는 주요 기업들의 고민거리다. 카카오는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대규모 모델 연구 개발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대다수 빅테크 기업의 주요 사업 모델은 사용자가 텍스트와 영상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돕고, 그렇게 생성된 콘텐츠를 검색 또는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여타 사용자들에게 노출하는 방식이다.
반면 카카오는 AI를 1:1 또는 소규모 그룹 내의 관계에 적용해 사업의 본질을 강화하는 것을 차별점으로 삼는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개인, 전문가, 소상공인 등을 서로 연결한 관계 기반 플랫폼 서비스가 핵심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카카오는 AI 페르소나를 활용한 채팅 환경을 통해 전문가 상담, 고객 관리, 상품 추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AI가 사용자의 일상에 더욱 가까워지게 한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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