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펄어비스를 향한 시장 관심이 모처럼 커지고 있다. 야심작 ‘붉은사막’ 공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한 때 폐기 가능성까지 거론된 프로젝트 ‘도깨비’ 개발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면서부터다. 증권가도 붉은사막 흥행 전망을 밝게 점치면서 펄어비스 목표 주가를 상향하는 등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펄어비스는 13일 직전 거래일 대비 1550원(4.16%) 오른 3만8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날인 지난 10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이 3850원(11.5%) 오르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5월 일 평균 20만개 내외에 그쳤던 거래량도 이날 487만개 가량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 4거래일간 개인 투자자가 54만4935주를 판매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4만2000여주, 21만1746주를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펄어비스 주가는 한동안 지지부진했다. ‘게임스컴 2021’에서 공개한 도깨비 트레일러가 국내외서 호평받고 붉은사막 출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그해 11월 최고가(14만5200원)를 기록했으나, 출시가 기약없이 지연되면서 하락세를 탔다. 지난달 16일엔 2만66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 지난 2년 사이 최고가 대비 주가가 81% 가량 하락했다.
펄어비스 주가가 모처럼 상승세를 탄 것은 붉은사막 마케팅 일정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감소하는 등 성장세 둔화가 역력한 가운데서 결정적인 반등 모멘텀으로 떠올랐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 배경에는 붉은사막 출시에 따른 글로벌 흥행 기대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펄어비스는 10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8월 게임스컴에서 붉은사막의 시연 버전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펄어비스 허진영 대표는 “붉은사막은 최적화와 완성도를 높이면서 순조롭게 마무리 작업 중”이라며 “게임스컴 타깃 마케팅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지스타 등 다른 행사에도 참여해서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의 마케팅 일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아가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개발 인력을 이전해 도깨비 개발에도 본격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도깨비는 트레일러 공개 후 개발 진척도나 추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프로젝트가 사실상 폐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허 대표는 붉은사막 출시 후 도깨비의 추가 영상 공개도 고민 중이라면서 “도깨비에 대한 외부 시장 기대가 많은 걸 알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유저들에게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증권가는 붉은사막 출시 전까지 펄어비스 적자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미래 먹거리 2종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재차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붉은사막 흥행 기대감이 높은 만큼, 마케팅 과정에서 나오는 정보에 따라 주가 변동폭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붉은사막은 지난해 게임스컴 전야제인 ONL에서 공개된 게임 플레이 영상이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같은해 지스타에선 비공개 시연이 마련된 BTB(기업간거래) 부스를 찾은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사막’으로 개발력을 인정 받은 게임사인 만큼, 만듦새는 흠잡을 데 없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국산 콘솔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연달아 흥행하면서 붉은사막 흥행 전망도 밝게 점쳐지고 있다.
강석오 신한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에 대해 “PC·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전 플랫폼 출시를 가정했을 때, 역대 한국산 PC·콘솔 게임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며 “‘P의거짓’과 ‘스텔라블레이드’가 국산 콘솔게임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증명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그는 목표주가를 7만2000원으로 상향 제시하면서 “한국 게임 산업에 큰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라 기대감 반영이 일찍 진행될 수 있다. 2025년 실적 퀀텀 점프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게임 판매량을 300만장으로 추정하면서 “그동안 AAA급의 신작으로 홍보된 게임인 만큼 게임 행사 참가, 인게임 영사 공개 등에 따라 주가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짚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2025년 붉은사막, 2026년 도깨비 출시로 연속적인 증익이 가능해 보인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검은사막’의 중국 진출 성과에 따라 주가 상승이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펄어비스는 현재 중국 서비스에 필요한 판호(허가증) 발급 관련 서류 제출을 마친 상황이다.
김경만 펄어비스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적으로 판호 발급에 대한 기대가 높다. 판호 발급 이후 빠르게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 사전 작업을 파트너사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면서 “‘검은사막모바일’ 중국 서비스 경험을 통해 데이터를 많이 쌓아온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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